"이렇게 가벼운 기타가?" 효성이 탄소섬유 락콘서트 여는 이유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2.12.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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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산업 한계 넘는 대중적 ESG 캠페인 전개

"이렇게 가벼운 기타가?" 효성이 탄소섬유 락콘서트 여는 이유


"탄소섬유로 만든 기타를 연주해보니 생각 이상으로 가볍더라고요. 기타가 무거운건 (메고 있으면) 어깨가 결릴 정도로 무겁거든요. 디자인도 나무로는 만들어내기 불가능했던 것들이 나올 수 있겠더라고요."



락밴드 레이지본의 기타리스트 임준규씨가 탄소섬유를 중심에 둔 효성그룹의 탄소중립 캠페인 'Make Your Color'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회색빛 삭막한 도시를 숨겨진 효성만의 색으로 물들이자는 의미의 친환경 탄소중립 캠페인이다.

효성은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내달 6일 홍대 상상마당에서 콘서트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대표적 B2B(기업간 거래 사업) 기업인 효성이 직접 콘서트를 열다니 이례적이다. 이번 공연에선 효성이 만든 탄소섬유 브랜드 탄섬과 협력, 탄소섬유로 만든 기타와 드럼스틱을 뮤지션들이 직접 사용한다. B2B 기업의 색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노력이다.



공연엔 '페스티벌의 왕자'라고 불리는 인기 인디밴드 노브레인과 레이지본이 참여한다. '넌 내게 반했어' 등 히트곡으로 유명한 노브레인 보컬 이성우씨는 "탄소섬유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는데 의외로 많은 곳에 쓰이고 있었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여러 관객들이 탄소섬유와 함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움만 쌓이네' 리메이크곡으로 유명한 레이지본 보컬 준다이씨도 "탄소섬유라는 첨단소재가 악기에 어떻게 쓰일지 궁금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진행하는 내내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렇게 가벼운 기타가?" 효성이 탄소섬유 락콘서트 여는 이유
탄소섬유는 탄소중립 미래 소재의 핵심이나 다름없다. 강철의 10배 강도를 자랑하면서도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다. 내부식성이나 전도성, 내열성도 훨씬 뛰어나다. 자동차 소재를 만들면 차 연비가 좋아지고, 수소 등 고압이 필요한 용기는 강철 대신 탄소섬유로 감아 만들면 부피가 크게 줄어든다. 대부분의 친환경 사업에 접목 가능하다.

효성그룹은 효성첨단소재를 총해 오는 2028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해 전주공장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연산 2만4000톤까지 확대한다. 대중화 걸림돌은 가격이다. 사용처가 넓어져야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고 가격이 내려간다. 효성이 탄소섬유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는건 이 때문이다.


효성은 이런 취지를 살려 이번 콘서트에 앞서 지난 10월엔 한강 세빛섬에서 '세빛ESG컬러페스티벌'을 개최했고 2000여명 이상 시민이 몰린 가운데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효성은 또 NFT(대체불가토큰) 마켓플레이스 메타갤럭시아와 협력해 'Make Your Color' 음원 NF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노브레인 드러머 황현성씨는 "캠페인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일단 즐거워야 하지 않겠느냐"며 "축제나 락페스티발에서 불렀을때 (테마송을) 다들 신나게 따라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브레인 기타리스트 정민준씨는 "(탄소섬유 악기를 써보니) 너무 밝은 미래가 보여서 효성첨단소재 주주가 됐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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