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그룹 주주환원 주목…글로벌IB도 찬사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2.12.2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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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그룹 주주환원 주목…글로벌IB도 찬사


메리츠금융그룹의 주주환원 확대에 글로벌 투자자도 찬사를 보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돌턴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일 메리츠금융그룹에 공개 서한을 보내 "메리츠는 주주 친화 정책과 대규모 자산 배분 측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메리츠금융그룹이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지난달 메리츠금융지주 (81,700원 ▲1,500 +1.87%)는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메리츠화재 (51,600원 ▼2,700 -4.97%)메리츠증권 (6,100원 ▼200 -3.17%)을 각각 100% 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 소각을 포함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이에 돌턴은 "연결 순이익의 50%를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해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메리츠의 발표는 효과적인 자본 배분에 대한 경영진의 명확한 이해를 보여준다"며 "대주주든 소액주주든 1주의 가치는 동등하다는 경영진의 기본 원칙이 신선하며 한국에서는 드물게 모든 주주 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에 매우 감탄했다"고 전했다.



돌턴은 미국에서 가치투자로 유명한 운용사다. 아시아 시장을 전문으로 저평가된 가치주 발굴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부터 메리츠금융지주에 투자하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배당만 지급하는 주주환원에는 한계가 있다고 인식하고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배당을 축소하는 대신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확대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도입했다. 자사주를 대량 매입해 유통주식수를 줄임으로써 주당순이익(EPS)를 높이는 방식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상장사들이 수행하고 있는 주주환원이다.


배당 축소 발표에 메리츠 3사(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주가는 하락했지만 자사주 매입 효과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등의 영향으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6월부터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역시 각각 2800억원, 2400억원의 자사주를 취득 후 소각했다. 내년에 통합되는 메리츠금융그룹의 주주환원율(당기순이익의 50%)은 현재 20~30%대인 각 사 주주환원율을 넘어선다.

메리츠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주목 받은 것은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이는 방향이 아닌 오히려 대주주 지분율을 50%이하로 떨어트리는 '거꾸로 지배구조 개편' 때문이었다. 3사 통합으로 대주주 지분율은 하락하지만 주주의 이익은 개선됐다.

그 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기업이 저평가 받는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과도한 상속세가 지목됐다. 일반주주는 주가가 올라야 좋지만 대주주 입장에서 상속세를 줄이려면 주가는 낮을 수록 좋다. 우리나라에서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이익이 상충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은 "기업을 승계할 생각이 없다"며 약간의 지분 차이나 손실이 있더라도 경영효율을 높이고 그룹 전체의 파이를 키워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갈 것을 지시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한 인터뷰를 통해 "메리츠가 주주 중심주의 방식을 통해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다"며 "그것이 사회를 변화(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등)시키는 하나의 방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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