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이사 "소유분산기업 '셀프 연임' 안돼…책임투자 강화할 것"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2.12.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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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주 신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서원주 신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서원주 신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은 "주주권 행사 등 책임투자 강화로 국민연금이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서 신임 기금이사는 이날 기금이사로 임명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책임투자를 강조했다. 투자 대상 기업들의 합리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권을 행사하고 주주가치 제고, ESG(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의무) 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본부장은 9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의 운용을 총 책임지는 자리다. 이날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이사추천위원회의 추천과 보건복지부장관의 업무수행계약 승인을 거쳐 서 신임 기금이사를 임명했다.

서 기금이사는 KT (34,350원 ▼300 -0.87%)POSCO홀딩스 (392,500원 ▼3,500 -0.88%)처럼 확고한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의 CEO(최고경영자) 선임에 투명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서 기금이사는 "지난번 이사장님이 간담회에서 소유분산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과 관련해 신임 기금이사가 선임되고 나면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저도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며 "KT, 포스코, 금융지주 등 소유분산기업들이 CEO 선임을 할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절차를 따라야 불공정 경쟁, 셀프 연임, 황제 연임 같은 우려들이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외부인과 내부인 간 기회를 차별한다면 최적의 CEO를 선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셀프 연임 우려가 없도록 (소유분산기업들의) 추천위원회가 보다 명망있고 중립적인 새로운 분들을 중심으로 구성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KT가 CEO 선출을 위한 경선 절차를 거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이런(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을 고려해 경선이 이뤄진다면 국민 입장에서도 주주 이익 극대화에 부합하고 기업가치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KT에서 좋은 반응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연금 수익률 악화와 관련해선 오히려 장기 투자 관점에서 기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수익률은 마이너스(-) 7.06%로 올해 총 68조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

서 기금이사는 "올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로 금융 여건이 급격하게 악화하면서 연금 수익률도 짧은 기간 부정적인 성과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국민연금 같은 장기 투자자에게는 최근의 금융 여건이 오히려 또 다른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의 운용 전문성과 투자 역량을 모아서 보다 액티브하고 유연한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낮아졌던 수익률을 복구하는 것은 물론 더 나은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기금이사는 다양한 해외 경험과 실무 운용 역량을 인정받아 국민연금 운용을 총 책임지는 자리에 임명됐다. 그는 1988년부터 2014년까지 25년 간 삼성생명보험에서 근무하며 자산운용 관련 업무를 두루 맡았다. PCA생명보험(현 미래에셋생명)을 거쳐 2019년5월부터 올해 5월까지 공무원연금공단 CIO(자금운용단장)로 일했다.

서 기금이사는 앞으로 포부에 대해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막중한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기금이사로서 주어진 기간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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