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기술수출 명가' 에이비엘바이오·레고켐…잇단 러브콜 달라진 위상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2.12.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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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암젠·사노피 등고 조단위 기술수출 계약 체결…전체 수출 규모 절반 가량 차지
美 금리인상 등에 악화된 투자 환경 속 성과 의미…범용성 높은 플랫폼 원천기술 경쟁력 부각
내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나란히 출격…"빗발치는 미팅 문의에 달라진 위상 실감"

'新기술수출 명가' 에이비엘바이오·레고켐…잇단 러브콜 달라진 위상


올해 국산 바이오 기술수출을 주도한 에이비엘바이오 (22,500원 ▲1,250 +5.88%)레고켐바이오 (55,000원 ▼1,100 -1.96%)사이언스가 대형 계약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나란히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1조원대 계약 성공 이후 후속 계약 논의에서 달라진 위상을 체감하며, 추가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27일 각 사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와 에이비엘바이오는 내달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해 주력 파이프라인 기술수출 논의에 나선다.

지난 1983년부터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세계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다. 경쟁력 있는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들에겐 각사 파이프라인을 알리고,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의 파트너십 체결 또는 대규모 투자유치를 이끌어 낼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에 비대면으로 개최되던 행사가 3년 만에 대면 개최된다. 최근 수년간 꾸준히 행사에 참여해 온 양사에 올해 행사는 대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어려운 투자 환경 속 조단위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경쟁력을 한껏 입증했기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연초 프랑스 사노피에 1조3500억원 규모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의 개발 및 상업화 글로벌 독점 권리를 사노피에 이전하는 계약이다. 특히 반환 의무없는 계약금만 900억원 이상을 보장받으며 높은 기술가치를 증명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달 미국 암젠에 1조6050억원 규모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원천기술을 수출했다. 지난 2015년부터 이번 계약까지 총 12건의 계약을 통해 누적 6조원 이상의 계약규모를 달성한 레고켐바이오의 첫 글로벌 대형 파트너다. 레고켐바이오의 원천 기술은 총 5개 타깃을 한 ADC 항암제 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다. ADC 항암제는 부작용을 반감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최근 차세대 항암제로 떠오르는 품목이다.


양사 기술수출은 올 한해 지속된 미국발 금리인상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투자 환경 악화 속 대규모 계약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부각된다. 실제로 지난해 13조원대였던 전체 바이오 기술수출은 올 들어 6조원대로 반토막 났다. 양사는 전체 15건의 계약 가운데 2건 만으로 3조원에 가까운 계약을 달성, 전체 수출 규모 낙폭을 최소화 했다.

특히 양사 핵심 기술이 플랫폼 기술인 만큼, 높아진 입지에 따라 추가 계약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플랫폼 기술은 약물을 체내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체계를 일컫는다. 특정 약물에 한정된 기술수출이 아닌 만큼 호환성만 부합하면, 동일 기술을 활용한 복수 파트너와의 계약이 가능하다. 최근 수년간 플랫폼 기술이 국내 바이오 기술수출을 주도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혈액뇌관문(Blood-Brain Barrier, BBB) 투과율을 향상시키는 '그랩바디-B' 플랫폼이, 레고켐바이오는 2세대 ADC 플랫폼으로 꼽히는 '콘쥬올'이 이번 계약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양사 역시 스스로의 달라진 위상을 체감 중이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앞두고 미팅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그동안 회사 기술력을 향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졌지만, 대형 계약 이후 상대방이 한층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굵직한 성과 도출에 따라 각사 자신감도 상승한 상태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행사 기간 동안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팅 요청이 쇄도하고, 상대 기업 역시 유명 글로벌 기업들이 많아 회사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올해 이미 다수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논의를 이어오고 있지만, 암젠이라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의 계약 성사 이후 외부의 평가나 내부 자신감 모두 상승했다"며 "연쇄적 기술수출 성과를 위한 기반이 다져진 만큼 추가 계약 논의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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