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패배자' 위메이드 '최악'…블룸버그가 본 한국증시는?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12.2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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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인터넷 등 대형 성장주 부진 탓…
전기차 공급망·방산은 위기 속 승자로,
'16배' 하이드로리튬 상승률 1위 전망…
내년은 중국 개방 등으로 낙관론 많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한국 증시가 반도체 및 인터넷 대기업의 부진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해를 맞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통신은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카카오 (48,600원 ▼500 -1.02%) 등 성장주의 하락이 한국 증시의 손실을 확대했다고 봤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367,000원 ▼10,000 -2.65%) 등 전기차 공급망과 방위산업 관련 종목이 하락장에서도 상승세를 보이며 위기 속 승자로 거듭났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증시의 벤치마크 코스피 지수는 올해 약 22%(26일 종가 기준) 하락하며 2008년 이후 최대 손실을 향해가고 있다"며 "경기침체 우려에 전 세계적으로 성장주가 흔들리면서 삼성전자가 26% 하락하고, 카카오가 그보다 두 배 규모의 손실(52% 하락)을 기록한 것이 걸림돌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큰 오름세를 보였던 메타버스, 비디오게임,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 종목의 부진도 올해 하락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거래일을 이틀 남겨둔 27일 기준 한국 코스피 지수의 올해 하락률은 21.76%에 달한다. 코스닥은 32%가량 빠졌다. 국내 증시는 29일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이다.

한국 주식시장 벤치마크인 코스피 지수의 연간 등락률 추이. 빨간 박스 부분이 2022년 /사진=블룸버그한국 주식시장 벤치마크인 코스피 지수의 연간 등락률 추이. 빨간 박스 부분이 2022년 /사진=블룸버그
블룸버그는 카카오그룹과 암호화폐 관련 종목을 올해 한국 주식시장의 패배자로 지목했다. 통신은 "카카오와 핵심 계열사 3곳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수혜에서 멀어지며 올해에만 시가총액 480억 달러(약 60조8160억원) 이상이 증발했다"며 "(카카오그룹의) 온라인 독점에 대한 국내 우려와 한국 1위 메신저 앱(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을 포함 그룹 서비스의 일시적 중단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증시 호황 속에서 상장했던 카카오페이 (33,200원 ▼550 -1.63%)카카오뱅크 (23,750원 ▼300 -1.25%)의 주가가 올해 공모가 아래로 추락하는 등 부진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암호화폐와 관련해선 블록체인 게임업체 '위메이드 (45,950원 ▼2,050 -4.27%)'를 최악의 종목으로 꼽았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주가가 800% 이상 뛰는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에는 암호화폐 가격의 급격한 하락과 '위믹스' 상장폐지 등의 악재에 80%가량 손실을 보이고 있다. 위메이드의 추락으로 게임 개발 계열사인 주식회사 위메이드맥스 (9,850원 ▼290 -2.86%)의 가치도 75% 증발했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으로, 불투명한 유통량 등을 문제로 지난 8일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의 거래 지원이 종료됐다.

27일 기준 한국 하이드로리튬의 주가 추이 /사진=블룸버그27일 기준 한국 하이드로리튬의 주가 추이 /사진=블룸버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하락장에서도 꿋꿋이 강세를 보인 종목도 있었다. 특히 '하이드로리튬 (5,410원 ▼190 -3.39%)'의 주가는 올해에만 무려 1515% 폭등하며 한국 주식시장 최대 승리자로 꼽혔다. 앞서 토목회사 '한국SE'였던 이 회사는 올해 새 소유주가 사명 '하이드로리튬'으로 바꾸고, 전기차 배터리 재료와 리튬 채굴에서의 재활용, 재생에너지 등의 신규 사업에 나서면서 주가가 크게 뛰었다. 지난 10월 13일에는 리튬플러스에 인수됐다. 안현상 한국투자연구소 대표는 블룸버그에 "이 회사는 리튬을 포함한 가장 인기 있는 모든 사업 아이템을 추가했다"며 "이는 실체 없는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것과 같아 추천하지는 않지만, 변동성을 좋아하는 투자자들은 선호하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상장 후 53% 급등해 올해 코스피 종목 상승률 2위에 올랐다. 방산 종목인 한국항공우주 (49,200원 ▲150 +0.31%),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34,000원 ▲8,000 +3.54%), 현대로템 (41,150원 0.00%) 등도 각각 30% 이상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는 "군비 지출을 늘리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이 한국 방위산업체의 수출 호조로 이어지면서 관련 주가도 올랐다"고 전했다.


편의점 운영업체인 BGF리테일 (128,900원 ▲3,300 +2.63%)도 올해 한국 증시의 승자 중 하나로 분류됐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스포츠 및 야외활동에 대한 코로나19 방역 규제 해제와 학교 및 사무실 복귀로 소비 활동이 증가하면서 회사의 이익도 늘었다"며 "편의점 CU는 급증하는 소비활동의 주요 수혜자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세계 주요 증권사들은 한국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 메모리반도체 종목 반등 가능성,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등에 따른 잠재적 수혜를 언급하며 2023년 한국 주식에 대한 전망을 낙관했다. 골드만삭스는 "외국인이 다시 한국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내년에 최고로 반등할 주식시장으로 한국을 꼽고, 달러 기준 30% 수익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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