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공장지붕 와르르… 6분기 매출증가中 한솔제지 '한숨'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2.12.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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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 장산로 149에 위치한 한솔제지 장항공장 전경./사진=한솔제지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 장산로 149에 위치한 한솔제지 장항공장 전경./사진=한솔제지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하며 반전에 나선 한솔제지 (10,320원 ▲10 +0.10%)가 폭설에 발목이 잡혔다. 주요 생산시설이 위치한 호남지역에 폭설이 쏟아지면서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공장이 내년 2월까지 가동을 멈추게 됐다. 원·달러 환율 강세와 단가인상 효과로 6분기 연속 매출증가에 성공한 한솔제지가 빠르게 정상화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솔제지는 지난 24일 장항공장 지붕 붕괴로 내년 2월 28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고 27일 밝혔다. 장항공장은 인쇄용지와 특수지·감열지 등 한솔제지 주력 제품을 생산하는 3개 공장 중 하나다. 연간 생산규모는 60만톤(t) 가량으로 전체 매출의 40~5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주력 공장이다. 대지 면적 2176만㎡(약 6만5807평)에 건물 연면적은 1810만㎡(5만4700평)규모다.



지붕 붕괴원인은 눈 때문이다. 이달 중순부터 호남지역에 최대 60㎝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솔제지 장항공장이 위치한 서천군에 2주 내내 눈이 쏟아졌고 30㎝넘는 눈이 쌓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피해복구와 생산 가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정에 설치된 크레인(기중기)가 문제다. 제지 핵심 설비인 초지기 타격은 없었으나 재료·부품, 생산품을 옮기는 크레인이 지붕 붕괴로 손상돼 생산중단을 결정했다. 붕괴된 크레인이 위치한 초지 2호기만 가동을 중단했고 장항공장의 나머지 2개 라인은 여전히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 안전문제로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게 한솔제지의 설명이다. 한솔은 초지기 9대를 4개 공장에 보유하고 있다.



폭설에 공장지붕 와르르… 6분기 매출증가中 한솔제지 '한숨'
주력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한솔제지는 매출 타격이 불가피 하게 됐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기준 초지2호기에서 생산되는 연간 매출액이 2409억원으로 전체의 13%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장항공장은 1992년 5월 준공됐고 2013년 영수증·티켓 등으로 감열지 생산 시설도 갖췄다. 특히 인쇄용지와 감열지 등을 스윙(교차)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인접한 장항항을 통해 수출까지 하고있다.

특히 한솔제지는 올해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전년 동기대비 상승세를 기록하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었다.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2020년 수요가 급감하고 원재료와 물류비 가격 상승으로 타격을 입었으나 원·달러 환율 상승과 단가인상 효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전체의 50%에 달하는 수출매출을 끌어올렸다.

증권업계에서는 공장 가동 중단으로 한솔제지 실적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한솔제지 예상매출액은 2조~2조7000억원으로 올해와 비슷하거나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력 공장이 가동을 멈춘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떨어지면서 한솔제지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공장가동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어 성수기인 연말·연초 공급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피해복구와 초지기 재가동에도 상당한 비용이 투입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산종합보험으로 피해 복구 비용을 충당하더라도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는 어려운 규모"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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