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캐시백' 이벤트…'고객유치'보단 비용 절감하는 카드사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2.12.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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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NH농협카드, 우리카드 등이 금융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던 신규 카드 가입 고객 대상 캐시백 이벤트를 중단한 모습./사진=토스 내 해당 카드사 카드 안내 페이지 화면 캡쳐현대카드, NH농협카드, 우리카드 등이 금융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던 신규 카드 가입 고객 대상 캐시백 이벤트를 중단한 모습./사진=토스 내 해당 카드사 카드 안내 페이지 화면 캡쳐


토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에서 카드사들의 캐시백 이벤트들이 사라지고 있다. 급격한 금리상승기에 따라 경영 환경이 악화하자 마케팅 비용 감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주요 금융 플랫폼에서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하면 현금 혹은 현금성 포인트를 캐시백해주는 카드사들의 마케팅이 불과 한 두 달 사이 급격히 줄었다.



토스에서 신용카드 신규 가입 고객 대상 캐시백 이벤트를 제공 중인 카드사는 신한·KB국민·롯데카드 등 3곳에 불과하다. 새로 발급받은 신용카드를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하는 등 조건을 충족하면 카드별로 5만~13만원의 현금을 돌려주고 있다. 삼성카드와 하나카드가 일부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 중이지만, 이는 토스와 제휴를 맺은 신용카드만 대상으로 한다.

캐시백 혜택 규모도 줄었다. 과거에는 최대 20만원 가까이 돌려줬지만, 지금은 최대 13만원까지 캐시백 혜택이 낮아졌다. 또 카드사마다 3개 카드를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지금은 1~2개로 혜택을 주는 카드 숫자도 줄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를 통한 신규 고객 유치 이벤트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대신 기존 고객 중 최근 6개월간 카드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 휴면고객을 대상으로 카드 사용을 유도하는 이벤트만 진행 중이다.

한 두달 전까지만 해도 모든 카드사들이 캐시백 이벤트를 통해 신규고객 유치에 나섰다. 포화 상태에 이른 카드 시장에서 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이었다. 고비용 구조인 카드모집인을 통하는 것보다 온라인 채널을 경유한 카드 모집 비용이 통상 3분의 1가량 적다.

하지만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급변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금리 급등으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카드사들의 영업 환경이 악화한 것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연간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나아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1조원 이상 이자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카드사들의 2023년 영업수익 규모가 올해와 유사할 것으로 단순 가정하면 이자비용 증가분만으로 영업이익 규모가 2019년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수익성 제고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당 수준의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을 통한 '생존모드'로 전환한 상태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는 온라인 쇼핑과 손해보험 등에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혜택을 6개월에서 2~3개월로 줄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규 고객 대상 캐시백 이벤트는 단기적으로 신규 고객이 느는 효과가 분명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더구나 혜택만 받고 카드를 해지하거나 이용하지 않는 '체리피커' 고객도 상당한 만큼 지금과 같은 '비상 상황'에 적합한 마케팅 방식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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