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나는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테크 기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스토리로 손꼽혔다.
눈부신 성장성에 힘입어 주가는 급등을 거듭했다. 2020년 봄에서 이듬해 여름까지 주가는 10배가 넘게 올라 주당 370달러를 넘었다. 1982년생 창업자인 가르시아의 재산도 급증해 10조원에 육박했고 미국 100대 부자의 하나가 되었다.
이런 카바나의 반전 스토리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우선 투자자들은 '성장성의 함정'에 빠져 수익성의 중요성을 망각했다. 카바나는 작년 2분기를 제외하고 단 한분기도 순이익을 창출한 적이 없다. 연간 기준으로는 모든 회계연도에 걸쳐 순손실을 냈다.
그런데도 기관이 대부분인 투자자들은 카바나의 매출이 늘고 적자가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했다. 타이거글로벌과 같은 유수의 헤지펀드가 주식의 25%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주가 전망도 밝지 않다. 이들 중 누군가가 유동성 위기에 불을 붙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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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카바나의 경영진도 성장성의 달콤함에 눈이 멀어 '부채의 함정'에 빠져버렸다. 2020년 말까지만 해도 이 회사의 총부채는 3조원가량으로 총자산의 74% 수준이었다.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상태에서 이 정도의 부채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규모였다.
실제 2020년 한 해 동안 카바나의 이자비용은 당기순손실의 77%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카바나 경영진은 이듬해 5월 4.3조원을 차입해 중고차 경매 업체인 ADESA를 인수했다. 그로 인해 총부채는 총자산의 93%로 커졌고 금년 들어 이자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김성재 미국 가드너웹대 경영학 교수
그 이후에도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물가가 상승하면서 금리 인상이 예견되었으나 재무구조를 리스트럭칭할 수 있는 호기를 놓쳤다. 방심의 결과는 참혹했다. 회사는 부도 위기에 몰렸고 수천 명의 직원들이 정리해고의 찬바람 앞에 섰다. 문제는 카바나가 예외적인 케이스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유동성 위기에 긴장의 끝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