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리 '깜짝인상'…원/달러 환율 어디로?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2022.12.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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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지난 10월28일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도쿄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지난 10월28일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은행(BOJ)이 장기금리 변동폭을 확대하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한 가운데 일본의 통화정책 선회가 원/달러 환율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일본은행의 정책변화가 원/달러 환율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연초부터 지속된 엔저가 종료되며 달러화 약세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전일대비 4.6원 오른 1280.8원에 장을 마감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이 1305.4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25원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1280원대까지 내려온 것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던 일본이 통화긴축으로 전환을 시사하면서 상대적으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20일 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주요 정책 수단인 수익률곡선통제(YCC)의 10년 만기 장기금리(수익률) 목표치를 0% 수준으로 유지하되 금리 변동폭을 종전 ±0.25%에서 ±0.5%로 변경하기로 했다. YCC란 특정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를 정해 그 수준을 유지하도록 국채를 매입하거나 매도하는 통화 정책을 말한다.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0.1%로 유지하고 상장지수펀드(ETF) 매입도 이어가기로 했으나 시장은 장기금리 변동폭 확대를 더 큰 신호로 받아들였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136.88엔에서 지난 20일 131.7로 하루 사이에 3.78%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앞으로 단기금리도 인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저물가를 장기간 유지했던 일본도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 가까이 오르는 등 물가상승 압력을 받고 있어서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11월 신선식품을 제외한 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2차 오일쇼크'로 물가가 급등했던 1981년 12월(4%) 이후 40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일본은행이 단기금리를 올리면 올해 이어졌던 엔저 또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일 금리차가 내년말 2.5%포인트까지 축소된다고 하면 적정 엔/달러 환율은 125엔 정도"이라며 "미국 경기둔화가 본격화되는 내년 2분기 엔/달러 환율이 120엔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 달러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엔화는 미 달러화, EU(유럽연합)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등과 함께 기축통화의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달러화 가치가 나홀로 상승하는 '킹달러' 현상은 완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달러화 지수(DXY)는 일본은행이 장기금리 변동폭 확대를 발표한 20일 0.95% 하락한 103.606을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원/달러 환율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일 1289.6원을 기록한 후 4거래일 연속으로 1290원선을 하회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일본은행 조치는 달러화 추가 약세는 물론 원화와 엔화간의 동조화 현상을 부활시켰다"며 "일각에서 내년 중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폐기 가능성을 시사하는데 원-엔 동조화 강화를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하락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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