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청소부' 시멘트산업...순환자원 늘수록 오염물질 감소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2.12.2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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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환경 딜레마에 빠진 자원재활용 시멘트③

편집자주 [편집자주]시멘트는 '건설의 쌀'로 불리지만 연간 36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시멘트 업계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야 하는데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쓰레기 자원의 재활용이 하나의 해법이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순탄치 않다.

'산업의 청소부' 시멘트산업...순환자원 늘수록 오염물질 감소


시멘트기업의 오염물질 배출량이 가연성폐기물 사용량과 반비례 관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연성폐기물 사용이 증가했지만 오염물질 배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폐기물 사용이 환경오염을 가속화시킨다는 환경단체의 주장과 엇갈린 결과여서 주목된다.

25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시멘트산업의 가연성페기물 사용량은 2017년 126만6000톤에서 지난해 224만5000톤으로 77.7% 늘어났다. 같은기간 오염물질 배출량은 7만7000톤에서 5만톤으로 35.4% 줄어들었다. 가연성 폐기물이 연간 15.5%씩 증가하는동안 오염물질 배출은 7.1%씩 감소한 셈이다.



가연성폐기물은 시멘트산업에서 석회석을 비롯해 점토, 규석, 철광석을 일정비율로 혼합해 녹이는 소성과정에서 보조연료로 쓰인다. 기존에는 유연탄을 주력으로 활용했지만 폐합성수지나 폐타이어, 재생유 등 폐기물로 점차 대체하는 추세다. 실제 가연성폐기물은 석탄이나 석유에 비해 오염물질 배출량이 낮다. 윤경준 한성대 교수의 '플라스틱 재활용정책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발전연료로 고체형 폐기물(SRT)을 활용하는 경우 이산화탄소(CO₂)와 질소산화물(NO₂) 배출량은 각각 석탄의 절반에 불과하다. 독성이 강한 이산화황(SO₂)같은 황산화물은 석탄의 3.9%에 그친다.

'산업의 청소부' 시멘트산업...순환자원 늘수록 오염물질 감소
폐기물 사용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편익도 간과할 수 없다. 시멘트업계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얻어지는 사회적 편익은 연간 5031억원으로 추산한다. 온실가스 감축에 550억원,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와 운영비용 등에 2500억원의 편익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국민 세금이 드는 쓰레기 매립지 확보비용과 소각시설 설치 운영에 드는 돈을 시멘트산업의 폐기물 사용으로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원재활용으로 국가경제 기여효과는 시멘트 1톤당 1만원 꼴이라는 분석도 있다.



시멘트산업의 가연성폐기물 활용으로 사회적 편익을 끌어올린 대표적인 사례로 의성 쓰레기산 사건이 있다. 경북 의성에 방치된 20만톤 규모의 불법폐기물이 쌓인 것을 두고 CNN은 '세계 최대 플라스틱 소비국의 단면'이라는 보도를 했다. 국제망신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청와대와 정부가 문제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님비현상(Not In My Back Yard)으로 신규 소각시설 설치 계획이 답보상태에 머물자 시멘트업계가 구원투수로 나선 사건이다. 7년이 걸릴거라던 쓰레기산 처리는 불과 1년반만에 해결됐다.

정부와 시멘트업계는 한발 더 나아가 가연성폐기물 사용을 확대하는 한편 기술개발을 통해 수소와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연료로 사용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를위해 한국시멘트신소재연구조합을 설립하고 시멘트 7개사와 콘크리트 세라믹학회, 연구기관 등이 포함된 '연구개발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다. 또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로드맵도 마련한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내년으로 예정된 정부의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현실적으로 탄소발생 감축수단을 반영해야 한다"며 "산업연구원과 협의해 제도개선 시기와 비용을 고려한 NDC 이행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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