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쇼크'에 금융불안지수 '위기' 수준…코로나 이후 최악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2.12.2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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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강원 춘천시 테마파크 놀이시설 레고랜드가 영하의 강추위 속에서도 운영되고 있다/사진=뉴시스지난 17일 오후 강원 춘천시 테마파크 놀이시설 레고랜드가 영하의 강추위 속에서도 운영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우리나라의 단기 금융시스템 상황을 나타내는 금융불안지수(FSI)가 올해 10월 이후 '위기'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인 긴축 기조와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발(發) 단기자금 시장 경색 사태 여파가 맞물리며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된 영향이다. 금융불안지수가 위기 단계로 들어선 것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사태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2년 반 만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불안지수는 지난 10월 기준 위기단계(22 이상)에 해당하는 23.6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4월(24.7)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불안지수는 수치가 높을수록 금융불안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금융불안 관련 실물(기업·가계·자영업 등) 및 금융(자산·신용시장, 금융기관 등) 부문의 20개 월별 지표를 표준화해 산출한다. 이 지수가 8을 넘으면 '주의 단계', 22를 넘으면 '위기 단계'로 분류된다. 앞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이 지수는 주의 단계를 넘어 위기 단계로 진입한 바 있다.

FSI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3월 8.6으로 주의단계(임계치 8)에 진입했다. 이어 지난 10월 강원도가 지급 보증한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가 터지자 23.6으로 위기 단계에 들어섰다. 이후 지난 11월에는 정부와 한국은행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방안 등을 내놓으면서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23을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위기단계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금융시스템 내 중장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가계신용 증가율 둔화, 저축성 예금 급증 등으로 지난 1분기 51.9에서 3분기 44.9로 하락했다. 여전히 장기 평균(36.8)을 웃돌고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정욱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은 "지금 국면은 FSI는 올라가고 있지만 FVI는 떨어지고 있어 전체적인 금융기관의 복원력은 양호하지만 단기적인 금융시장 불안이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 이후 CP(기업어음) 시장에서 금리 스프레드가 좁혀져 가고 있고 환율과 주가 변동성도 지금보다는 줄어들면서 앞으로 FSI도 소폭 낮아지는 모습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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