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원자재값 하락 본격화…한화큐셀 수익성까지 잡는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2.12.21 05:10
글자크기
태양광 원자재값 하락 본격화…한화큐셀 수익성까지 잡는다


태양광 산업 밸류체인의 기초 자재인 폴리실리콘이 이달부터 신증설량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kg당 10달러 밑이던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8월 43달러까지 찍고 최근 3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원자재 비용이 절감되면서 태양광 셀·모듈업체들도 한숨을 돌리고 있다.

20일 태양광 시장 조상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주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29.2달러로 전주보다 11.4% 급락했다.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8월 중국 전력난 여파로 kg당 43달러까지 뛰었다가 4분기부터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의 신증설 물량이 반영되면서 본격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태양광 업체들의 실적 희비를 가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태양광 산업 벨류체인은 '폴리실리콘→웨이퍼→셀→모듈'로 구성된다. 2011년 kg당 60달러대에 판매되던 폴리실리콘은 2020년 초 7달러대를 기록하며 10분의 1 수준으로 단가가 낮아졌다. 당시 폴리실리콘 원가가 kg당 8달러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원가에도 못 미쳤던 셈이다.

kg당 6달러까지 저점을 찍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2020년 하반기부터 kg당 10달러 이상으로 오르기 시작해 2021년 말 36달러까지 올랐다.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되는 태양광 발전 수요가 증가했고, 증설 경쟁에 나선 웨이퍼 업체들이 폴리실리콘 선주문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 8월엔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이 밀집한 쓰촨성 가뭄으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43달러까지 급등했다.



[첨부사진] 독일 브란덴부르크 지역 상업시설 지붕에 설치된 한화큐셀 모듈[첨부사진] 독일 브란덴부르크 지역 상업시설 지붕에 설치된 한화큐셀 모듈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하면서 태양광 셀·모듈업체인 한화큐셀은 지난해 3285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봤다. 하지만 폴리실리콘 공급량이
늘어나고 가격이 안정되면서 실적이 나아질 전망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2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0.2%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태양광 밸류체인 중 업스트림인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가격은 전주 대비 각각 11.4%, 10.8% 하락했지만 미드스트림인 셀과 모듈은 각각 4.2%, 0.5% 소폭 하락했다. 업계에선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가격 하락 폭에 비해 셀과 모듈의 하락 폭이 훨씬 적기 때문에 한화큐셀의 마진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도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의 대규모 증설량이 반영되기 때문에 폴리실리콘 가격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낮아지고 있지만, 폴리실리콘 업체인 OCI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 수요가 늘면서 공급뿐만 아니라 수요도 같이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EU 그린딜 등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2023년 전 세계 태양광 설치량이 40% 성장한 320GW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에선 OCI의 내년 실적 전망치도 올해보다 좋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OCI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47.6% 증가한 3218억원이다. OCI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낮아지고 있지만, 안정화되는 차원이라고 봐야 한다"며 "공급이 늘어난 것 이상으로 수요가 늘기 때문에 이전과 같이 손익분기점을 못 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