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자금난 '협력'으로 해결..TOB·FNCT 등 파트너십

머니투데이 이유미 기자 2022.12.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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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들지만, 근래 침체된 벤처 투자 환경이 바이오 벤처 업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트너십'으로 자금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윈윈 사례가 있어 눈에 띈다. △싸우전드 오크 바이오팜(TOB)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 △에프엔씨티(FNCT)바이오텍, 3개 사가 손잡게 된 사례다.

FNCT바이오텍은 2021년 설립된 폐 섬유증 치료제 전문회사다. 이 회사 진영우 대표는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 한국연구재단 전문위원 등을 역임한 방사선 의학 전문가로, FNCT바이오텍은 이수재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와 함께 창업했다. 올 들어 폐 섬유화를 유도한 마우스 모델로 치료 효능을 확인한 바 있다.



폐 섬유증은 발병 이후 생존 기간이 평균 5년으로 짧은 불치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근본적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은 완화제에 의존하는 실정인데, 오는 2030년까지 치료제 시장이 8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라 제약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분야다.

FNCT바이오텍은 데일리파트너스의 시드 투자와 KDDF의 국가신약개발사업 프로그램,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상태이지만, 앞으로의 CMC(제조품질관리) 및 (비)임상시험 등에 대비하려면 적지 않은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지난 수개월간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싸우전드 오크 바이오팜'(TOB) 등과 협력을 논의해왔다. 이에 따라 TOB 및 국내 관계사인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와 투자 형태의 CMC 서비스를 진행하기로 했다.



CMC는 완제 의약품 개발에 따르는 필수 과정으로, 공정개발·품질관리가 핵심 사항이다. 특히 임상용 샘플과 상업용 의약품을 제조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TOB 등은 CMC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약리적 효과를 확인하며 투자를 확대해 가기로 한 것이다. 특히 FNCT바이오텍이 최근 개발에 나선 '폐섬유증 진단키트' 분야에서도 협력키로 했다. 사업 초기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데다 섬유증 치료를 위한 동반진단에 쓸 수 있다.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이는 신약 개발을 위해 '기술'과 '경험'이 만난 사례"라며 "TOB는 현재까지 수십 건의 미국식품의약국(FDA) 임상계획승인 신청을 지원해 온 만큼 경험이 풍부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반면 진영우 FNCT바이오텍 대표는 방사선 의학 전문가로 특히 방사선 피폭에 의한 폐섬유화가 그의 오랜 관심 연구 분야다. 동사 최고과학책임자(CSO)를 맡은 이수재 교수는 10년 이상 관련 연구를 지속해왔다. 3사는 앞으로 각 사가 보유한 역량을 합쳐 항체 치료제 분야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등극하겠다는 각오다.

진영우 FNCT바이오텍 대표는 "현재의 어려운 투자 상황을 고려해 치료제의 LO(라이선스 아웃) 시기를 앞당겨서라도 다음 타깃 치료제의 연구·개발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폐섬유증 이외에 피부 및 간 섬유증, 암 치료 등에도 적용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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