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현실로 다가온 축산물 PLS, 도전과 과제

머니투데이 이명헌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 2022.1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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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헌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이명헌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


매일 식탁에 오르는 식품의 완전무결성을 담보하는 일은 고금을 막론하고 국가적인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2017년 유럽에서 발생한 이른바 '살충제 계란 스캔들'은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극대화한 사례로 손꼽힌다. 같은 해 국내산 친환경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확인되면서 사태는 더 증폭돼 큰 사회적 불안과 혼란을 야기했다.



당시 정부는 모든 농장의 계란출하를 중지하고 전수조사를 실시해 부적합 판정 농가의 계란은 전량 회수·폐기하는 등 발빠른 조치에 나섰다. 또 축산 사육환경, 방제여건, 유해물질 검사·관리, 유통체계 개선 등 전반적인 위생관리 강화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그 결과 2017년 12월, 관계부처 합동 '식품안전개선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축산물 PLS(Positive List System, 허용물질목록제도)' 도입이 공표됐다.

'축산물 PLS'란 식용목적으로 가축을 사육할 때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된 동물용의약품만 사용하고, 그 외에는 원칙적으로 사용을 금지하는 개념이다. 우선 다소비 축산물인 소·돼지·닭·우유·달걀 5종을 대상으로 2024년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사용이 허가(등록)된 물질(동물용의약품, 농약 등)은 허가과정중 설정된 잔류허용기준으로 관리하고 그 외 물질은 불검출 수준의 일률기준(0.01 mg/kg)을 적용함으로써 생산단계에서 동물용의약품 등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안전사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보면 미국·호주(1985년), 일본(2006년), 유럽(2008년)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시행중이며 축산물 안전성 확보라는 제도의 취지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축산물 PLS를 통해 생산부터 소비까지 안전관리가 가능한 축산물 공급체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먼저 축종,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충분한 수준의 동물용의약품 확보가 필요하다. 특히 젖소, 산란계의 경우 허가된 약품이 상대적으로 적어 불법사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를 위해서 동물용의약품 사용실태를 조사해 현장에서 필요한 품목을 파악하고, 국가 주도로 안전성·유효성 검증을 추진, 품목정비 및 신규약품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9년부터 진행된 동물용의약품 재평가 사업을 통해 총 2,554품목에 대한 휴약기간, 용법·용량 등 사용기준 정비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


동물용의약품 산업계, 사육농가, 수의사 등 축산현장 종사자들의 노력과 협조 없이는 축산물 PLS의 성공적인 연착륙은 기대할 수 없다. 축산현장에 필요한 약품이 적기에 공급돼야 하고, 축산농가에서는 수의사 처방에 따라 약품을 사용해야 한다. 또 수의사는 축산농가의 정확한 약품사용을 꾸준히 지도해야 한다. 코 앞으로 다가온 축산물 PLS제도 시행, 이제는 정부와 생산자가 함께 손잡고 소비자 안심시대를 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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