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닭가슴살 안녕" 맞춤건강식단 짜주는 AI영양사에 뭉칫돈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2.12.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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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핫딜] AI식단추천·밀키트 배송 '벙커키즈', 20억 시리즈A 투자 유치

"지겨운 닭가슴살 안녕" 맞춤건강식단 짜주는 AI영양사에 뭉칫돈


다이어트. 실제 필요와 관계 없이 국민 대부분이 한 번 쯤은 도전해봤을 만한 목표다. 하지만 성공률은 높지 않다.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71.4%가 다이어트에 실패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닭가슴살이나 샐러드 등으로 식단을 바꾸는 다이어트는 매일 같은 음식만 먹어야해 포기하기가 더욱 쉬워진다.

스타트업 벙커키즈는 올해 7월 인공지능(AI) 영양사 솔루션 '마이쉽단'을 출시하며 이같은 문제 해결에 나섰다. 초기반응은 긍정적이다. 오픈베타 서비스 출시 이후 6개월만에 월매출 1억원을 돌파했다. 구매 후 2주 내 재구매율도 50% 이상이다. 고금리에 보수화된 벤처투자자들도 지난 13일 벙커키즈에 20억원(시리즈A)을 선뜻 투자했다.



"10가지 건강정보 입력하면 AI가 식단 짜고 밀키트 배송까지"
"지겨운 닭가슴살 안녕" 맞춤건강식단 짜주는 AI영양사에 뭉칫돈
마이쉽단은 개인별로 키와 몸무게 등 신체·건강정보를 입력하면 AI가 권장 칼로리, 단백질, 탄수화물 등 영양소 함량을 계산하고 이에 맞춰 식단을 구성하는 솔루션이다. 음식들은 식단에 맞춰 한 끼에 먹을 수 있는 밀키트 형태로 소분해 주 2회 새벽에 배송된다. 매 끼니 새로운 음식을, 그것도 간단하게 밀키트 형태로 먹으면서도 식단조절을 할 수 있는 셈이다.

단순한 식단 구성 서비스로 보이지만 내부에서 사용되는 기술은 복잡하다. 현재 신체 정보부터 목표 정보까지 입력하는 정보는 10여가지가 넘고, 음식 추천 빈도 등 고려하는 요소는 20여가지에 달한다. 식단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일부 음식을 제외하거나 교체할 수도 있는데 AI는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입맛을 다시 학습해 더 정교한 추천이 가능해진다.



음식 종류도 다양하다. 마이쉽단은 923가지 F&B(식음료) 브랜드 제품으로 식단을 구성한다. 그만큼 다양한 사용자들의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다. 정승완 벙커키즈 대표는 "이미 맞춤식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이 몇 곳 있지만 마이쉽단만큼 많은 요소를 고려해 초개인화된 식단을 제공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 "식품구매UX 공략한 서비스 경쟁력 높다"
"지겨운 닭가슴살 안녕" 맞춤건강식단 짜주는 AI영양사에 뭉칫돈
벙커키즈의 시리즈A 투자에 참여한 카카오벤처스, 스프링캠프, 라이징에스벤처스는 마이쉽단의 투자 요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서비스 자체의 경쟁력이다.

장승룡 카카오벤처스 이사는 "이전까지 F&B 서비스들은 식품 개발 또는 유통에 관점을 맞추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마이쉽단은 식품 구매의 소비경험(UX) 개선을 공략한 서비스"라고 했다. 그러면서 "초개인화된 건강식단을 짜줄 뿐 아니라 편리하게 먹을 수 있도록 밀키트화해 배송까지 해주는 만큼 앞으로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기악화 등 여건을 고려하면 마이쉽단이 성장할 가능성은 더 높다고 봤다. 장 이사는 "물가가 오르고 경기는 침체되는 만큼 이제는 '럭셔리'보다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비)' 키워드가 성장성이 높다고 본다"며 "음식의 경우 배달음식, 외식보다 밀키트 등 가정 간편식이 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린스타트업의 표본…뭘 해도 성공할 팀원들"
두 번째 이유는 벙커키즈 창업 팀원들 그 자체다. 장 대표는 "벙커키즈는 상당히 린(lean)한 팀"이라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 창업가 에릭 리스가 만들어낸 '린' 경영은 '시제품 도전-성과 측정-개선'을 계속 반복해 사업모델을 고도화시키는 경영방식이다.

실제 벙커키즈는 마이쉽단의 시장성을 검증하기 위해 수많은 검증과 개선을 거쳤다. 홈트레이딩 서비스로 시작한 벙커키즈는 지난해 11월부터 2월까지 회원들을 상대로 식단을 올리면 진단·평가해주는 서비스를 시도했다. 그러나 소비자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정작 어떻게 먹어야할지를 몰랐던 것이다. 매끼 식단표를 만들어줘도 효과가 없었다. 구매를 번거로워해서다.

결국 직접 식단을 짜고 밀키트를 만들어 배송까지하자 그제서야 소비자들이 만족했다. 홈트레이닝 서비스에서 마이쉽단으로 정식 피봇한 것은 서비스 가능성이 검증된 이후였다.

장승룡 이사는 "벙커키즈는 마이쉽단 서비스가 어떻게 해야 성공한다는 걸 스스로 끊임없이 검증한 팀이란 점을 주목했다"며 "지치지 않고 검증한 끝에 월매출 1억원을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방식으로 스타트업을 운영해가면 어떤 위기가 생겨도 성공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라는 믿음을 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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