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3층 건물에 위치한 스타벅스 경동1960점./사진=구단비 기자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더덕, 표고버섯 등 약재를 판매한 지 20여년인 60대 여성 A씨는 스타벅스 경동1960점 개점을 앞두고 기대감에 부풀어있었다.
사진 위쪽부터 창고로 쓰였던 기존 경동극장 내부,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경동극장 내부 구조를 유지한 인테리어로 꾸몄다./사진=스타벅스 제공, 구단비 기자
김영백 경동시장상인연합회 회장(57)은 "오픈 전부터 두 줄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 반갑다"며 "역사와 전통이 있는 경동시장이 노령화로 인해 젊은 손님이 많이 줄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서울 전통시장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상인 역시 기대감이 크다. 건어물을 취급하는 50대 여성 B씨도 "연일 판매량이 뚝뚝 떨어지는 신기록을 쓰고 있다"며 "경동시장 살리기 위한 일이라는데 뭐든 안 고맙겠나. 우리 상인들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 위부터 계단 모양의 극장 구조를 유지하면서 아늑한 테이블 자리를 구석마다 배치된 모습. 사진 왼쪽 아래부터 영사기 형식을 빌린 주문번호 안내시스템과 매장 내부에서 조리한 빵을 만나볼 수 있다./사진=구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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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1960점은 메뉴 1개당 시장발전기금으로 300원을 기부한다. 1년 내 1억원 이상의 기금이 조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 내 이정표, 내부 정비 사업 등에 사용하게 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전통시장 활성화뿐만 아니라 특화 메뉴 개발, 이벤트 진행, 일자리 창출 등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매장 인테리어도 심혈을 기울였다. 1962년 개관해 1994년 폐관까지 시장의 역사를 함께한 경동극장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계단형 구조와 목조식 천장, 영사실을 활용한 매장 근무 파트너 휴게공간, 영사기 형식의 주문번호 알림 등이 눈에 띄었다. 무대도 매장 한쪽에 마련됐다. 연말까지 지역 아티스트들이 주 2회 공연을 진행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경동시장상인회의 제안을 받고 1년 넘게 준비한 공간"이라며 "경동1960점이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고객에겐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스타벅스는 지난 15일 동반성장위원회, 경동시장상인연합회, 케이디마켓주식회사의 4자간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2014년부터 스타벅스가 4개의 커뮤니티 스토어를 통해 8년 동안 전달한 기부금은 누적 23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