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사들, 불황 이길 포트폴리오 '다양화' 몰두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2.12.1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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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라 허스트/한섬가브리엘라 허스트/한섬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요 패션사들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대면활동이 지속돼 패션·뷰티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혀 매출 방어에 나서는 것이다.

16일 한섬은 최근 해외 브랜드 3곳과 국내 독점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한섬은 그동안 국내 브랜드 위주로 사업을 영위해왔지만, 젊은 세대들의 해외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올해부터 해외 브랜드를 발굴 중이다. 한섬은 내년 하반기까지 해외 패션 브랜드 수를 두 배 가량 확대해 20여개로 늘리고 향후 5년 내 해외 패션 부문 매출 규모도 현재의 두 배가 넘는 1조원 대로 키운다는 목표다.



이번에 추가된 브랜드는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가브리엘라 허스트', '베로니카 비어드', 스웨덴 패션브랜드 '토템'이다. 가브리엘라 허스트는 2015년 미국에서 론칭된 여성 의류 브랜드로, 창립자인 가브리엘라 허스트는 2020년 말부터 프랑스 명품 브랜드 끌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를 맡고 있다. 호박 모양의 니나백, 데미백이 대표상품이다. 베로니카 비어드는 편안한 오피스룩에 강점이 있고, 토템은 모던하고 미니멀한 북유럽 디자인이 특징이다. 한섬은 지난 15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가브리엘라 허스트의 아시아 첫 단독 매장을 열었다. 내년 1월과 2월에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 토템 매장을, 내년 3월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베로니카 비어드의 단독 매장을 선보인다.

로라 메르시에/신세계인터내셔날로라 메르시에/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사업을 강화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달 프랑스 럭셔리 화장품 로라 메르시에와 이탈리아 헤어케어 브랜드다비네스의 국내 독점 판권을 확보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국내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로라 메르시에는 현재 백화점과 면세점에 총 17개 매장, 시코르 등 26곳에 입점돼 있을 만큼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브랜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로라 메르시에의 백화점과 면세점 입점을 늘릴 예정이다.



다비네스는 우리나라에 고급 헤어 살롱을 중심으로 500여개 이상의 온오프라인 매장에 입점돼 유통돼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내부에 살롱 전담 인프라를 구축하고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제품 교육과 브랜드 마케팅 활동에 나선다. 향후 전국 주요 백화점에 순차적으로 매장을 오픈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 외에도 자체 브랜드 자주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넓히고 있다. 자주는 지난 9월 비건 뷰티, 건강기능식품, 친환경 생활용품 등을 주력으로 하는 자주 웰니스 라인을 런칭하고 최근 경기도 부천시청점에 웰니스 특화 매장을 열었다. 내년까지 웰니스 특화매장을 10개 이상 운영할 예정이다.

조보이/LF조보이/LF
LF는 니치향수, 명품 시계 등 프리미엄 상품군을 늘렸다. LF는 지난 12일 프랑스 니치 향수 편집숍 '조보이'의 첫 단독매장을 현대백화점 판교점 1층에 열었다. 조보이는 향수에 담긴 스토리를 전달하면서 고객 취향에 맞춤화된 향기를 추천하는 것이 특징이다. LF가 운영하는 명품시계 O4O(온·오프라인 결합) 멀티편집숍 '라움워치'는 국내 최초로 명품 시계를 대여해주는 '프리미엄 렌탈 클럽' 서비스를 추가했다. 라움워치가 보유 중인 롤렉스, 파텍필립, 바쉐론 콘스탄틴 등 중고 명품시계를 보증금, 렌탈료 등을 지불하고 계약 기간동안 사용하는 것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패션·뷰티 소비 심리가 꺾이기 전에 인지도 향상과 백화점에서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패션사들이 앞다퉈 새로운 브랜드, 사업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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