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 내일 새벽 2시 달 궤도 진입…관건은 13분의 '감속'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2.12.16 11:40
글자크기
다누리의 달 임무궤도 진입기동 12.17~12.28, 총 5회/사진제공=과기정통부다누리의 달 임무궤도 진입기동 12.17~12.28, 총 5회/사진제공=과기정통부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달의 중력에 포획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에 들어선다. 오는 17일 새벽 달에서 약 108km 거리까지 근접, 28일까지 총 11일간 5차례 임무궤도 진입을 시도한다. 최대 고비는 첫 진입이다. 13분간의 역추진을 통한 감속이 프로젝트 전체의 성패를 좌우한다. 최고난도의 마지막 비행이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다누리는 17일 오전 2시 45분에 '1차 달 임무궤도 진입기동(LOI, Lunar Orbit Insertion)'을 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다누리를 임무궤도(달 상공 100㎞ 원궤도)에 안착시키기 위해 궤도선의 추력기를 사용해 속도를 줄이는 기동이다.

다누리는 지난 8월 5일 미 케이프캐너배럴 우주군기지에서 발사 후 지구로부터 150만㎞ 떨어진 심우주를 여행한 뒤 135일 만에 달로 돌아왔다. 지구와 달의 평균 거리는 약 38만4400㎞로 직행할 경우 3~4일 걸리지만 다누리는 누적 594만㎞를 돌아왔다. 달로 향하는 방법으로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을 택했기 때문이다.



BLT는 지구·태양·달의 중력과 인력(공간적으로 떨어진 행성 간 끌어당기는 힘) 등을 활용해 적은 에너지로 항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연료 사용량을 25% 줄일 수 있고 그에 따른 궤도선 무게도 줄어든다. 다만 정밀한 궤도 계산과 심(深)우주까지 닿을 수 있는 통신 기술이 수반되는 등 초고난도의 항로다. 그럼에도 항우연은 NASA의 기술 및 장비 조력에 힘입어 다누리를 달 궤도에 근접시키는 데 성공했다.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지구 궤도 너머 태양 쪽으로 향한 뒤 다시 달로 가는 경로.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지구 궤도 너머 태양 쪽으로 향한 뒤 다시 달로 가는 경로.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그러나 다누리는 완벽한 성공을 선언하기까지 또 다른 난관을 앞뒀다. 17일 새벽 달에서 약 108㎞ 거리까지 근접한 뒤 28일까지 총 5차례(1차 17일, 2차 21일, 3차 23일, 4차 26일, 5차 28일)의 임무궤도 진입기동을 거쳐 달 임무궤도에 안착해야 한다.

1차 진입기동의 핵심은 감속이다. 속도를 제대로 줄이지 않으면 다누리가 달을 지나칠 수 있어서다. 정확한 속도로 움직여 달의 중력에 안정적으로 포획돼야 한다. 실패하면 남은 2~5차 진입기동으로 연결할 수 없고, 감속 과정에서 많은 연료를 소모하기 때문에 다누리가 우주 미아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다누리는 약 13분간 추력기를 가동해 속도를 약 시속 8000㎞에서 7500㎞까지 떨어뜨리고, 동시에 목표한 위치까지 정확히 맞춰야 한다. 항우연은 이를 "총알의 속도(약 시속 3600km)로 이동 중인 달 궤도에 총알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다누리(시속 7500~8000km)를 진입시키는 고난도의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1차 진입기동의 성패 여부는 데이터 분석 후 오는 19일 도출된다. 이후 2~5차 진입기동을 거치며, 최종적으로 29일 다누리의 달 임무궤도 안착 여부가 확인될 예정이다. 다누리는 이어 내년 1월부터 시운전을 개시, 1년간 달 상공 100㎞의 원궤도를 돌면서 과학기술 임무(달 착륙 후보지, 달 자기장 관측 등)를 수행할 예정이다.

11월 28일 다누리가 촬영한 지구(왼쪽), 달 사진./사진제공=과기정통부11월 28일 다누리가 촬영한 지구(왼쪽), 달 사진./사진제공=과기정통부
한편 다누리는 심우주를 항행하며 지구에 신비로운 우주의 여러 모습을 전해 왔다. 지난달 28일에는 탑재된 고해상도 카메라를 활용, 지구와 달을 같은 크기로 촬영했다. 이는 '다누리~달' 대비 '다누리~지구' 거리 비율이 달 대비 지구 크기 비율(약 4배)과 비슷해져, 다누리에서 바라봤을 때 지구와 달이 비슷한 크기로 보이는 시점이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