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기조에 경기 둔화 전망까지…속도 조절에도 증시 '울상'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2.12.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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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사진=뉴시스/사진=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예상대로 금리 인상폭을 줄였지만 시장에는 한기가 돌았다. 금리 인상 기조가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경기 둔화 전망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면서다.

14일(현지 시각)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50bp(1bp=0.01%) 금리 인상이 발표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직 갈 길이 좀 남았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을 시사했다. 또 "물가 안정세의 회복을 위해선 당분간 제한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 같다"며 "아직 충분히 제한적인 정책 영역에 들어서지 않았다는 것이 오늘 우리의 판단이며, 우리는 그 일이 끝날 때까지 이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금리가 생각보다 오랫동안 인상될 것이라는 뜻으로 읽히면서 증시는 하락으로 반응했다. 15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28포인트(-1.60%) 내린 2360.97로 마감했다.

미국의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자 경기 둔화 우려까지 덮친 것이 크게 작용했다. 9월 대비 경제성장률은 1.2%에서 0.5%로 하향 조정된 반면 실업률은 4.4%에서 4.6%로, 물가는 3.1%에서 3.5%, 그리고 정책금리 수준은 4.6%에서 5.1%로 상향됐다.



경기 둔화 우려로 투자 심리가 악화된 데 이어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하자 외국인들의 매물 출회가 확대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6.8원 오른 1303.1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589억원, 기관은 4372억원 순매도 했고 개인은 459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오후 4시27분 집계 기준).

시장의 관심은 경기의 둔화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관련 지표들에 관심이 모인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준의 통화정책은 금리 상승 속도를 가늠하기가 어려웠지만, 높은 물가→금리 인상이라는 공식은 명확했다"며 "다만 앞으로는 고물가에서 저성장으로 시선이 이동할 것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공식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금부터 중요한 건 '실물경제의 역동성'으로 올 4분기 경제성장률 추정치는 3.2%로 매우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오늘 발표되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을 통해 추가 업데이트 될 예정"이라며 "다만 1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달 +1.3%에서 급감하는 것으로 '소비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시키는 데 기여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파가 덮친 이날 증시에서 인터넷과 게임 등의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 폭이 컸다. 특히 이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개인 회사 케이큐브홀딩스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하자 카카오 그룹주가 큰 폭으로 내렸다.

공정위는 케이큐브홀딩스가 비금융사인 카카오·카카오게임즈에 의결권을 행사해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규정을 어겼다며 시정명령 및 검찰고발을 결정했다. 하지만 케이큐브홀딩스측은 케이큐브홀딩스가 법적으로 금융사가 아니라며 반박했다.

이날 네이버(NAVER (183,700원 ▲3,600 +2.00%))의 주가는 5.68% 하락했고 카카오 (48,100원 ▲600 +1.26%), 카카오뱅크 (24,700원 ▲200 +0.82%), 카카오페이 (34,100원 ▲250 +0.74%)는 각각 5.79%, 9.23%, 9.35% 하락 마감했다.

반면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원전 관련주에는 기대감이 유입됐다. 한국전력공사(한전)가 튀르키예 정부와 40조원대 규모로 추산되는 원전사업 협력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한전기술 (59,800원 ▲1,400 +2.40%)은 1.90%, 한전KPS (34,300원 ▲100 +0.29%)는 3.23%, 두산에너빌리티 (15,770원 ▲230 +1.48%)는 1.53%, 한신기계 (4,390원 ▲65 +1.50%)는 1.02% 상승했다.

이 외에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는 1.98%, LG에너지솔루션 (385,000원 ▲15,000 +4.05%)은 2.51%, 삼성바이오로직스 (790,000원 ▼1,000 -0.13%)는 1.67%, SK하이닉스 (179,800원 ▲8,800 +5.15%)는 1.96% 내렸다.

한편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32포인트(-0.87%) 내린 722.68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107억원, 기관은 386억원 순매도 했고 개인은 498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오후 4시27분 집계 기준).

운송이 1.18%, 통신장비가 0.47%, 출판매체복제가 0.45% 상승했고 방송서비스는 2.48% 하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는 1.80%, 에코프로비엠 (245,500원 ▲12,000 +5.14%)은 2.39%, 엘앤에프 (160,000원 ▲8,900 +5.89%)는 1.96%, 카카오게임즈 (21,050원 ▲100 +0.48%)는 4.80%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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