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STX중공업 인수전 참가…독보적 엔진 1위 노린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김평화 기자 2022.12.1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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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중공업이 만든 선박용 저속 디젤엔진/사진=STX중공업 홈페이지STX중공업이 만든 선박용 저속 디젤엔진/사진=STX중공업 홈페이지


STX중공업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한국조선해양이 참여했다. 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을 인수하게 되면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15일 조선업계와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을 포함한 4~5곳이 STX중공업 매각 예비입찰 관련 경영권 지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와 주관사인 삼정KPMG는 전날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이번 거래 대상은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47.81%다. 파인트리파트너스는 지난 2018년 지분 66.81%를 987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블록딜 및 장내 매각 등을 통해 지분율을 현재 수준으로 낮췄다. 이날 기준 STX중공업의 시가총액은 1430억원이다.

한국조선해양 등 원매자들은 다음주부터 8주간 실사에 돌입하게 된다. 이후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내년 2월 중순경 이뤄진다. 매각 측은 내년 1분기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다른 조선업체들은 STX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한국조선해양 외에도 해외 SI(전략적투자자)와 국내 PEF 운용사 등이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조선해양이 사실상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불발되기 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해뒀다. 자금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별도의 차입 없이 STX중공업을 인수할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에 눈독 들인 이유는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디젤엔진과 DF엔진, LNG(액화천연가스)·LPG(액화석유가스) 엔진 등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다.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에 맞춰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엔진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 엔진 점유율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 HSD엔진, STX중공업 등 국내 대표 엔진 제조사 3곳을 합치면 전세계 선박용 엔진 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조선업황이 회복되면서 선박엔진 수주단가는 최근 3년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TX중공업의 실적과 재무구조도 개선되고 있다. STX중공업은 대규모 적자를 냈던 2018년 이후 2020년을 제외하면 연간 흑자가 없었지만 올해는 2분기와 3분기에 연속 흑자를 냈다.

STX중공업의 상반기 선박용 엔진 및 기자재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8배 증가했다. 2019년 수주잔고의 30%를 밑돌던 친환경 엔진 수주잔고 비중도 69.8%로 높아졌다. 올 4분기에 수주한 규모만 봐도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의 39% 수준인 638억원 규모다. 2019년부터 올해 예상치까지 STX중공업의 선박엔진 수주액 연평균 성장률은 51%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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