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주는 전날(13일)에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경남제약은 전일 대비 25.64% 상승한 2695원을 기록했다. 화일약품은 4.67% 상승한 3025원에 마감했다. 제일약품 6.93%, 에스티팜 5.84%, 삼천당제약 4.05% 등 감기약, 항생제 관련 제약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의약품은 크게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으로 나뉜다. 원료의약품을 배합해 완제의약품으로 만드는데 해외에 의약품을 수출할 때도 이 두 가지다. 완제의약품은 현지 당국의 품목허가를 받아야 하고, 원료의약품은 생산시설에 대한 품질관리기준(GMP)을 충족하면 현지 제약사에 판매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북경한미약품이 중국에서 완제의약품인 어린이 감기약 '이탄징'을 판매한다. 종근당의 원료의약품 자회사인 경보제약은 항생제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중국에 수출한다.
업계에서는 중국 내 품귀가 계속되면 일부 업체가 수혜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공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감기약으로 많이 쓰이는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의 주성분이 아세트아미노펜인데 국내 등록된 아세트아미노펜 중 80%는 중국에서만 제조된다.
정부도 향후 국내 수급의 영향에 신경 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업체에 생산에 차질 없도록 미리 원료를 확보하는 등 대응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판매 제약사에 긴급 생산·수입 명령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는 생산 계획에 맞춰 미리 원료를 확보하기 때문에 현재 공급 문제는 없다"면서도 "추후 중국 품귀가 장기화돼 원료 수출을 막는 등 조치를 하면 국내에서 공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했다.
유럽에서는 항생제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규제가 풀리며 각종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난이 발생해 공장 가동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어린이용 경구용(먹는) 액상 항생제 처방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의약품은 각국 정부의 공급처 다변화 조치가 있을 경우 해외 시장 진출 기회를 얻을 수도 있지만 완제의약품은 허가를 받아야 판매가 가능하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 관련 의약품에 대한 수요는 한동안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