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안 하는 세계 1위 부자"…머스크 제친 루이비통 회장은?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2.12.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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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계 최고 부자 위치엔 기술업체 창업자가 아닌 명품업체 회장이 자리를 잡았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베르나르 아르노(73)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은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부호 순위 1위에 올랐다. 앞서 그는 포브스 집계 자산 순위에서 머스크 CEO를 넘어선 바 있다.

세계 최고 부자에 오른 베르나르 아르노(73)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AFPBBNews=뉴스1세계 최고 부자에 오른 베르나르 아르노(73)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AFPBBNews=뉴스1


프랑스에서나 유럽을 통틀어 세계 1위 부자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약 1710억달러(약 221조8200억원)로 머스크보다 50억달러가량 많다.



아르노 회장의 자산은, LVMH의 지분 41%를 가진 지주회사 크리스챤디올에 대한 보유 지분 97.5%에서 나온다. 그 외 현금과 기타 자산으로 103억달러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세계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LVML는 코로나 팬데믹 후 명품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비교적 선방했다. LVMH 주가는 연초 대비 0.04% 하락에 그친다.

아르노 회장은 1949년 프랑스 북부 도시 루베에서 태어났다. 프랑스의 명문공대인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졸업한 뒤 아버지가 운영하던 중견 건설회사에서 일하다가 1981년 미국으로 건너가 부동산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출처=블룸버그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출처=블룸버그
이후 프랑스로 돌아와 35살이던 1984년 경영난에 처했던 크리스챤디올의 모회사 부삭을 전격 인수했고, 이를 기반으로 1987년 LVMH 주가가 폭락했을 때 LVMH의 지분을 사들여 대주주에 올라 회사를 장악했다.

그는 30년 동안 패션, 가죽, 향수, 화장품, 시계, 주얼리에 이르기까지 럭셔리 기업 사냥에 나서면서 LVMH를 세계 최대 명품회사로 키워냈다. 소규모 가족회사로 운영되던 명품 브랜드들을 줄줄이 인수·합병(M&A)하면서 그는 "캐시미어를 두른 늑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현재 LVMH의 시가총액은 3657억유로(503조9300억원)로 유럽에서 가장 높다. LVMH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CEO의 정년을 75세에서 80세로 연장하는 안을 확정하기도 했다. 칠순을 넘긴 아르노 회장의 집권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블룸버그는 아르노 회장을 두고 "트위터를 하지 않는 세계 최고 부자"라고 설명했다. LVMH는 명품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과 크리스챤디올, 샴페인 브랜드 동페리뇽, 보석 브랜드 티파니 등 호화 75개 브랜드를 산하에 두고 있지만 부의 과시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문화를 가진 프랑스에서 그는 대중의 주목을 끌지 않는 행보를 이어왔다.

실제로 그는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매우 드물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공개적으로 활동하지 않는다. 최근 억만장자들의 개인용 제트기 사용이 탄소 배출 문제로 도마에 오르자 그는 지난 10월 회사가 보유하던 개인용 제트기를 팔아 정리하기도 했다. 그는 LVMH가 소유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이 사실을 밝히며 "개인용 제트기가 필요할 땐 빌려서 쓰기 때문에 이제는 아무도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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