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올 겨울 천연가스 대체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머니투데이 박진호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연구팀장 2022.12.15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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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연구팀장박진호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연구팀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세계적으로 천연가스 공급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유럽의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 물량은 전쟁 이전의 20% 수준으로 급감했다. 러시아로부터 '파이프라인을 통한 천연가스'(PNG) 수입이 줄어들면서 유럽은 미국, 중동 등지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고 있다. 올해 초부터 11월까지 유럽이 수입한 LNG 물량은 1억1483만톤으로 최근 5년 같은 기간 평균 LNG 수입 물량인 6443만톤의 2배에 달한다.

반면 주요 생산국의 LNG 생산 능력 한계로 향후 2∼3년 간은 시장에 공급되는 LNG 물량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처럼 천연가스 수급을 LNG에 크게 의존해온 국가들은 유럽과의 물량 확보 경쟁 심화로 천연가스 수급 위기에 직면해있다. 설상가상으로 난방용 가스 수요가 최고치에 도달하는 동절기를 앞두고 있어 이러한 수급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LNG 도입국의 해결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EU는 천연가스 수급 위기에 대응해 동절기 대비 재고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고 다양한 가스 소비 감축 규정을 제정하고 있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달성 목표에도 필요하다면 석탄 등 화석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발전 역시 활용한다는 규정도 제시됐다.

지난 8월 EU 집행위원회(EC)의 'Save gas for a safe winter' 입법 문서가 승인됐는데 여기에는 동절기에 대비한 EU의 가스 수요 감축 방안이 담겨져 있다. △산업용 가스 소비 감축 시 인센티브 지원 △캠페인 등을 통한 냉난방 가스 소비 감축 △산업·전력·난방 부문에서 사용되는 가스 에너지를 재생에너지, 석탄, 원자력으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유럽은 탄소중립 기조에도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는 석탄과 같은 전통 에너지원도 활용할 수 있다는 탄력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했다. 천연가스의 거의 전량을 LNG 도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가스 소비 감축을 위한 다양한 규정들은 유럽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정된 LNG 공급량과 치솟는 현물 LNG 가격으로 인해 LNG 도입 국가들은 동절기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다행히도 한국가스공사의 LNG 탱크 재고 수준은 11월 중순경부터 500만톤을 넘어 당초 12월 목표치인 90%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동절기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질 가능성과 국내에 수입되는 러시아 LNG 물량의 공급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는 EU처럼 선제적으로 동절기를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도시가스 수요 절감 프로그램'과 같이 산업체와 가정용 수요자의 자발적 소비 절감 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LNG 소비를 줄이기 위해 대체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것도 적절한 방안이다. LPG 등 대체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산업체에게는 LPG 사용을 장려하고, 도시가스에 LPG를 일부 혼소하는 대응책이 요구된다. 아울러 우리나라 LNG 수입량의 약 50%가 발전용으로 소비되는 만큼 '석탄 발전 상한제' 및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의 한시적인 유예같은 유연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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