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디지털 전환' 넘어 '비즈니스 전환'해야"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2.12.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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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앞줄 왼쪽에서 3번째), 김주현 금융위원장(앞줄 왼쪽에서 5번째),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앞줄 왼쪽에서 4번째) 등 주요 내외빈들이 1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여신금융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여신금융협회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앞줄 왼쪽에서 3번째), 김주현 금융위원장(앞줄 왼쪽에서 5번째),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앞줄 왼쪽에서 4번째) 등 주요 내외빈들이 1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여신금융포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여신금융협회


"꼭 신규 카드를 줘야 우리 고객일까요? 카드가 없더라도 금융서비스를 받았다면 우리 고객이 아닐까요?"

지금까지 카드사들이 단순히 '디지털 전환'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변화된 시장 내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3고 현상(고물가·고금리·고환율)과 각종 규제, 핀테크·플랫폼의 시장 침투 지속 등 달라진 시장에서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다.

유창우 비자코리아 전무는 1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여신금융협회 주최로 열린 '제11회 여신금융포럼' 주제 발표를 통해 이처럼 밝혔다.



유 전무는 지속될 변화 중 하나로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을 꼽았다. 임베디드 금융이란 비금융회사가 금융회사의 금융상품을 중개·재판매하는 것을 넘어 자사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내재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과거에는 단순히 금융 상품이 비금융 채널에서 판매되는 것을 의미했다면 이제는 금융이 고객이 매일 이용하는 디지털 생태계에 완전히 통합돼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카드사들도 주요 디지털 생태계에 참여하든, 타 생태계를 지원하든, 아니면 직접 생태계를 조성하든지 등 변화된 시장 내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전환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해외에선 금융사와 이종 업종 플랫폼과의 제휴는 활발하다. 스페인의 은행 BBVA는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 생태계에 들어가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버 드라이버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계좌 개설이나 카드 발급, 대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유 전무는 "카드사들이 공룡 IT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앱을 만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지난 10년은 많은 기업이 자신들의 플랫폼의 만들기 위해 지원하고 투자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수많은 디지털 생태계 플랫폼에 본연의 업무를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성공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포럼에서는 캐피탈 업권의 사업환경 변화와 전망에 대해 논의됐다. 발표자로 나선 이강욱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캐피탈사들이 공유경제를 활용하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실장은 "캐피탈사는 자동차와 같은 비(非)부동산 물적금융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전 금융업권 중 공유경제 접근성에 대한 경쟁력이 있다"며 "공유경제는 초기 투자비용 등으로 인한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만큼 선점기업이 장기적으로 자연독과점 형태의 경쟁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달 이슈와 재무 건전성 리스크 등 캐피탈 업권의 전망이 어두운 데 대해선 "기업금융 비중이 확대된 상황에서 금리상승과 자산 가격 하락 등 캐피탈 산업 외부 환경이 비우호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자금재조달(re-financing)로 시장 경색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캐피탈 업계에 대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캐피탈사 PF대출 구성을 보면 현재 84%는 본PF 대출이고, 16%가 브릿지론으로, 현재 브릿지론에 대한 시장 우려가 과도하다"고 했다.

이어 정대석 아주IB투자 투자전략본부장은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의 영업환경 현황과 도전과제' 발표에서 "불황기 투자는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할 기회이고, 실제 호황기보다 우월한 성과를 시현해왔다"며 "경기침체로 인한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재정출자 확대, 추가 세제지원 등 투자심리 위축을 최소화하는 정책적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백혜련 정무위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속에서도 여신금융사가 재난지원금과 소비지원금 집행,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지원 등을 통해 위기 극복에 앞장서 왔다"며 "금융당국과 국회, 여신금융 업계와 적극 소통하며 여신금융사의 새로운 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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