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우등사업자 지위 되찾는다"…절치부심 '더현대 대구'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2.12.1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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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대구 홍보물 /사진=현대백화점 홈페이지더현대 대구 홍보물 /사진=현대백화점 홈페이지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1년여의 리뉴얼을 거쳐 '더현대 대구'로 문을 연다. 젊은층에 인기 많은 브랜드 구색과 체험형 공간을 앞세워 대구 신세계에 빼앗긴 '지역 우등사업자' 지위를 되찾겠단 포부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오는 16일 1년간의 리뉴얼 끝에 '더현대 대구'로 이름을 바꿔 오픈한다. '더현대 대구'는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에 이어 '더현대' 이름을 단 두 번째 백화점이다. '더현대 서울'이 체험형 공간, 다양한 브랜드 구색을 앞세워 MZ(밀레니얼+Z)세대의 대표 놀이터로 자리 잡았듯, '더현대 대구' 역시 MZ세대를 공략해 대구 신세계와 경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더현대 대구'는 올해 세 차례 대대적 리뉴얼을 거쳤다. 앞서 지난 8월 지하 1층 식품관, 지하 2층 영 캐주얼관을 리뉴얼 오픈했다. 지하 1층은 공원 콘셉트로 다양한 식물을 식재했고, 트렌디한 F&B(식음료) 브랜드를 대거 유치했다. 대구 지역에서 호응이 높은 서울의 여러 핫 브랜드 태극당, 폴트 버거, 랑만 등이 들어섰다. 독일 3대 커피 브랜드 '더반'의 국내 1호 매장도 유치했다.

지하 2층은 'MZ세대 전문관' 콘셉트로 젊은층 사이에서 팬덤층이 두터운 신진 브랜드를 대거 들였다. '마뗑 킴'(MATIN KIM)의 국내 최초 오프라인 매장을 유치했고, 패션 및 브런치를 동시 경험할 수 있는 '호텔더일마'를 백화점 중 처음으로 입점시켰다. 또 29CM갤러리, 인사일런스, 앤트런스 등을 넣었다.



서울의 핫 플레이스와 트렌디 브랜드를 한 곳에 모은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지하층 리뉴얼이 완료됐다. (사진 = 현대백화점 대구점 제공) 2022.08.31. 뉴시스서울의 핫 플레이스와 트렌디 브랜드를 한 곳에 모은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지하층 리뉴얼이 완료됐다. (사진 = 현대백화점 대구점 제공) 2022.08.31. 뉴시스
오는 16일 리뉴얼 오픈은 지하 1층과 지하 2층에 이어 9층에 문화예술복합광장 조성까지 끝난 데 따른 것이다. 9층에는 스페인 유명 작가 하이메 아욘(Jaime Hayon)과 협업한 조각 공원으로 채웠다. 1300평(4300㎡) 초대형 규모로 체험형 공간이 만들어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세 차례의 리뉴얼을 통해 더현대 서울과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통해 검증이 된 브랜드들을 다수 입점시켰고, '더현대 서울'이 MZ세대 핫한 브랜드와 체험형 공간으로 소구했듯 '더현대 대구' 역시 그 부분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대구'에 힘을 주는 덴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대구 지역 우등사업자였다. '3대 명품 브랜드'(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도 모두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차로 15분 거리에 대구 신세계가 오픈하며 판도가 뒤바뀌었다.


대구 신세계는 2016년 말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영업면적 10만3000㎡ 규모로 오픈했다. 오픈 당시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에 오른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큰 규모였다. 영업 첫해 매출 6000억원을 기록, 현대백화점 대구점 매출을 꺾고 지역 1위 사업자이자 전국 백화점 매출 10위권 내로 올라섰다. 연달아 명품 브랜드의 탈출이 이어졌다. 에르메스, 샤넬, 까르띠에 등이 현대백화점 대구점에서 대구 신세계로 자리를 옮겼다. 대구 신세계는 럭셔리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히며 지난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는 사이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더욱 힘이 빠졌다.

명품 브랜드는 입점 총 개수를 관리하기 때문에 그 지역 최우등 사업자 한 곳에만 입점하는 게 일반적이다. 즉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당장 명품 브랜드를 뺏어와 재입점시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서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당장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지 않고도 지난해 개점 1년만에 연매출 8000억원을 달성하고, MZ세대 '핫 플레이스'로 거듭난 사례처럼 '더현대 대구'를 대구 지역 핫플레이스로 만들어보겠단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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