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 신라젠 대표이사가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 및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라젠
김재경 신라젠 대표이사는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새 최대주주(엠투엔)을 통해 지배구조를 대폭 개편했고, 신규 파이프라인도 확충했다. 이제 그 노력이 결실을 맞을 때"라며 "연구 인력을 확충하고 임상에 집중해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 이전을 추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 선봉에는 SJ-600시리즈와 BAL0891가 선다. 항암바이러스는 종양 내 투여(IT) 방식이 주를 이룬다. 다만 주사하기 용이한 부위에 암이 존재해야 하고, 전이 시 대응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전신 투여를 통해 직접적 약물 전달이 가능한 정맥주사(IV) 방식에 대한 수요가 높다.
신라젠은 아직 전임상 단계인 SJ-600시리즈의 적극적 기술수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9년 신라젠으로부터 독립한 칼리비르가 올해 5월 SJ-600과 근간이 같은 항암바이러스 플랫폼의 전임상 단계 기술수출에 성공해 선례도 존재한다. 계약 파트너 역시 글로벌 제약사 로슈로 시장 수요는 충분히 입증됐다는 평가다.
BAL0891은 이달 미국 임상 사이트 3곳에서 환자모집을 시작, 현지 임상 1상에 돌입한다. 국내 임상 진행을 위한 의료기관과의 협의 역시 진행 중이다. 삼중음성유방암(TNBC) 등 난치성 암종을 타깃으로 우선 임상을 진행하고, 향후 혈액암(AML)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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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0891은 종양 유발 및 성장에 관여하는 TTK와 PLK1 두 가지 효소를 저해하는 물질이다. 같은 계열 내 TTK와 PLK1을 동시에 저해하는 물질은 BAL0891이 유일하다. 전임상을 통해 암세포주를 효과적으로 저해함과 동시에 경구 투여보다 정맥 투여에서 뛰어난 효능을 확인했다. 특히 파클리탁셀(paclitaxel)과 병용 시 시너지 항암 효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은 SJ-600 시리즈와 BAL0891의 개발성과 및 조기 기술수출을 통해 훼손된 기업가치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신라젠 주가는 극적인 증시 복귀 초반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뒤, 최근 다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 10월17일 1만655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9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회사에 대한 기대와 실망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한 신라젠은 성과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현필 신라젠 부사장은 "현재 회사의 주가는 글로벌 증시 전반적 침체 속 변동성 큰 신약개발기업에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든든한 파트너사에 기술수출을 해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승률 높은 경기에 도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기술도입 등을 통해 관련 경험도 축적하면서 잘 파는 방법에 대한 공부도 충분히 돼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결과물이 나오는 시점을 확언할 순 없지만 내년부터는 기술수출을 위해 본격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