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이 띄운 '직원 행복', '기후금융' 블랙록 회장도 꽂힌 그 화두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2.12.1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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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핑크 블랙록 회장/사진=AFP래리핑크 블랙록 회장/사진=AFP


SK가 이사회에서 직원들의 행복 설문 결과를 논의키로 하는 등 구성원이 일하고 싶어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적극 나선 가운데 회사와 임직원 관계 설정의 중요성에 주목한 이가 또 있다.([단독]최태원, 이번엔 'S' 특명···이사회서 '직원 행복 설문' 결과 논한다 기사 참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핑크 회장이다.

래리핑크 회장은 매년 초 기업 CEO(최고경영자)들에게 보내는 연례서한을 통해 블랙록의 투자 방침을 공유한다.



2020년 서한에서 핑크 회장은 기후 위기 대응에의 필요성을 적극 강조하고 나서 주목받았다. 당시 그는 "기후 변화는 회사 장기 전망에 있어 중요 요소이고 기후 위험은 투자자들이 금융에 대한 핵심 가정을 수정하게 만든다"며 앞으로 이를 고려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발전용 석탄처럼 지속가능하지 않은 사업에서 자금을 철수시키고 기업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공개토록 촉구해 전세계 파급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각국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하는데 기폭제가 됐다.



올 초 공개된 서한에서 핑크 회장은 상당 부분을 할애해 구성원과 회사 간 유대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핑크 회장은 "팬데믹 영향을 고용주와 직원 사이 관계만큼 많이 변화된 관계는 없다"며 "미국과 영국의 퇴사율은 역사적인 수준으로 높고 미국에서는 수 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임금 성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직률과 임금 상승이 모든 지역의 특징은 아니나 전세계 직원들은 더 많은 업무 유연성과 더 의미있는 일들을 포함해 그들의 고용주로부터 더욱 많은 것을 요구한다"며 "기업들이 팬데믹에서 벗어나 재건 과정에 있는 와중에 CEO들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즉 근로자들이 일주일에 5일씩 사무실에 오길 바란다거나 직원들의 정신건강이 직장 내에서 거의 논의되지 않던 시대는 지나갔단 뜻이다.

핑크 회장은 이같은 직원들의 요구가 자본주의에 결코 반하지 않는다고 봤다. 그는 "근로자들이 고용주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효과적인 자본주의의 필수적 특징"이라며 "그것은 번영을 촉진하고 인재를 위해 더욱 경쟁력 있는 환경을 조성해 기업들로 하여금 더 혁신적인 환경을 만들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기업이 주주를 위해 더 큰 이익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행동"이라며 "우리 조사에 따르면 직원들과 강한 유대를 형성한 기업들은 팬데믹을 지나며 낮은 이직률과 높은 수익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새로운 현실에 적응치 못하고 근로자들에게 반응치 않는 기업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 이직률은 비용을 증가시키고 생산성을 낮추며 기업 문화를 약화시킨다"며 "CEO들은 그들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환경을 창출하고 있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래리핑크의 지적처럼 올 초 팬데믹이 종식돼 감에 따라 일상으로의 복귀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업무 방식을 두고 기업과 근로자간 갈등이 종종 빚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이 올해 8월, 회사 각 팀에서 정한 요일을 기준으로 '주 3일' 사무실 출근제를 도입한다는 소식에 일부 직원들이 "우리를 언제 어디에 있어야 하고 어떤 숙제를 해야 할지 알려줘야 하는 학생들처럼 대하지 말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런 현상을 두고 미국의 HR 기술기업 '워크휴먼'의 스콧 두솔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6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주일에 5일, 9시부터 5시까지 사무실에서 일한다는 개념은 사라졌고 앞으로 키워드는 '유연성'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에 반해 USA투데이는 올해 10월 "고용시장의 (최근) 냉각은 미국 노동자들을 사무실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인 듯하다"며 "노동시장 침체로 협상력이 근로자에서 고용주로 이동하기 시작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적어도 일주일에 며칠은 사무실로 복귀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근로자들도 원격 근무에 대한 요구가 잦아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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