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코인' 보상, 한달째 공회전…개인투자자 '분통'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2.12.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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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그룹 '투자자 보호' 약속했지만 FTX DB 확보 난항

/사진=미국 AFP=뉴스1/사진=미국 AFP=뉴스1


"투자자 보호방안을 마련하겠다던 컴투스가 한 달째 소식이 없네요. 개미 투자자만 피해를 떠안게 됐습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그룹의 자체 암호화폐 '엑스플라'(XPLA) 투자자 사이에서 원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3대 암호화폐 거래소 FTX 파산으로 엑스플라 입출금이 막힌 가운데, "투자자 보호방안을 마련하겠다"던 컴투스그룹도 한 달째 해결책을 찾지 못해서다.

지난달 FTX가 미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면서 3200만개 엑스플라 입출금이 막혔다. 이는 총발행물량의 1.6%, 현 유통물량(9100만개)의 35%로, 이날 오전 11시37분 코인마켓캡 기준(0.3044달러) 약 127억원 규모다. 컴투스 (41,250원 ▼1,150 -2.71%)·컴투스홀딩스 (34,950원 ▼750 -2.10%) 보유 물량은 없어 일반 투자자 손실이 클 전망이다. 일각에선 엑스플라 개인 투자자의 90%가 FTX에 물렸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에 컴투스홀딩스는 지난달 13일 "FTX에 엑스플라 코인이 안전하게 보관돼 있음을 확인했다"라며 "투자자의 자산을 지킬 방법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FTX에 묶인 엑스플라 소유권을 재단이 인수하고, 투자자에겐 예비비 격인 '엑스플라 리저브' 물량을 대신 지급해 FTX 파산 피해를 재단이 떠안겠다는 방안도 발표했다.

투자자 DB 안주는 FTX, 컴투스도 '속수무책'
/사진=컴투스홀딩스/사진=컴투스홀딩스
문제는 FTX가 '올스톱' 되면서 투자자의 엑스플라 보유수량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FTX 앱의 잔고내역으로 엑스플라 보유현황을 증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재단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자료로 선 보상을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엑스플라 공식 텔레그램에 따르면 재단은 "미국 법원에 홀더의 개인 정보를 요청할 수 없으나, 각 개인이 미국 법원에 요청해 공식 자료를 수령하면 이를 토대로 방안을 찾아볼 수 있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이에 빠른 피해구제를 기대했던 투자자 사이에서 실망감이 빠르게 번진다. 한 투자자는 "개인이 미국 법원 자료를 어떻게 받아오나. 컴투스가 절차적 도움을 줘야 개인이 받아올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한 달 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 흐지부지될까 염려스럽다"고 토로했다.

"FTX 새 경영진과 협의 중" 신뢰하락 방어 '총력'
다만 투자자 보유내역이 확인되더라도 지급방식에 대한 법률·기술적 검토가 필요해 시간이 지연되거나 보상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리저브 물량도 피해물량(3200만개)에 못 미치는 2000만개에 불과해 보상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과제가 산적한 셈이다.
단, 컴투스홀딩스는 개인 투자자 물량은 2000만개 이내여서 리저브 물량으로도 피해구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로 엑스플라와 컴투스그룹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FTX 파산신청에 따른 컴투스·컴투스홀딩스의 직접적 재무영향은 없으나, 엑스플라 발행·운영 주체로서 신뢰도 하락 등 간접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토큰 가치와 메인넷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앞으로의 대처방안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컴투스홀딩스 관계자는 "FTX의 새로운 경영진과 협의해 엑스플라 소유 여부를 증명할 방법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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