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혹한기 왔다" 다시 5만전자 털썩...'반토막 영업익' 예고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2.12.1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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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혹한기 왔다" 다시 5만전자 털썩...'반토막 영업익' 예고


지난달 6만3000원대까지 회복됐던 삼성전자 주가가 12월 들어 다시 '5만 전자'로 추락했다. 메모리 반도체 혹한기를 통과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난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비롯해 국내외 다수 애널리스트들이 내년 하반기 메모리 업황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메릴린치가 내년 하반기 메모리 업황 반등이 매우 미약할 거란 부정적 견해를 제시하면서 회복 중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다시 하락 반전했다.



12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는 전일대비 900원(1.49%) 내린 5만9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6만원대를 회복한지 하루만에 다시 5만원대로 밀렸다.

이날 DB금융투자는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6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9.9%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D램과 낸드 가격이 모두 급락하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조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DB금투 추정치는 시장 전망치 평균(8조30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낮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전년비 0.34% 증가한 76조8264억원, 영업이익은 40.45% 줄어든 8조2577억원이다. 내년 1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올해대비 4.73% 감소한 74조1018억원, 영업이익은 50.48% 줄어든 6조9931억원으로 나타났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좀더 부진할 것"이라며 "실적 하향세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2023년 하반기 메모리 반등 시기에는 점유율이 상승하며 경쟁사 대비 가파른 실적 회복이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30일 5만1800원의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바닥을 친 뒤 꾸준히 반등했다. 이달 1일에는 6만3200원을 기록하며 저점대비 22.0% 올랐다. 하지만 이내 다시 5만원대로 밀렸다.


지난달 메릴린치는 일본·홍콩 지역의 기관투자자들과의 질의응답 내용에서 메모리 업황에 대한 보수적인 의견을 냈다.

사이먼 우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매우 경미한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며 "지금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이미 업황 회복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크레디트스위스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외국계 증권사들은 D램 메모리 사이클이 2분기에 바닥을 친 뒤 반등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메릴린치는 내년 2~3분기 메모리 사이클 회복론에 대해 여전히 하락 위험이 존재한다는 견해를 밝혀 찬물을 끼얹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재차 하락하고 실적 전망치도 하향세지만 대다수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1등 기업 삼성전자가 이번 메모리 반도체 하락 사이클을 이용해 오히려 점유율을 확대할 거란 관측이 우세해서다. 앞서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투자축소(감산)는 없다"고 밝혀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들과 남다른 전략을 제시했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목표가 7만3000원에 매수 의견을, 크레디트스위스도 목표가 8만9000원에 비중확대 의견을 각각 냈다. CLSA도 삼성전자 목표가 8만원에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JP모건, UBS, 맥쿼리도 8만원대 목표가를 유지 중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가대표 기업 삼성전자는 그간 메모리 하강 사이클에서 오히려 경쟁자들과 거리를 벌리는 성공 신화를 써왔다"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고 주가도 저평가 상태로 향후 주가 방향성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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