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중공업 하청업체 ICC '강제 조인' 판정 뒤집은 그 변호사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2.12.13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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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대한민국 법무대상/중재대상]법무법인 화우 김명안 미국변호사

김명안 법무법인 화우 외국변호사 /사진제공=화우김명안 법무법인 화우 외국변호사 /사진제공=화우


법무법인 화우가 STX엔진을 대리해 국제상업회의소(ICC)가 내린 판정을 뒤집었다. 통상 국제중재판정 취소 소송의 승소율이 5% 미만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획기적인 성공사례다.

김명안 화우 미국변호사는 STX중공업이 방글라데시 및 싱가포르 컨소시엄 발주처를 상대로 제기한 ICC 국제중재에서 STX엔진의 강제 인입(joinder) 결정을 취소해내며 '제5회 대한민국 법무대상' 중재대상을 수상했다.



사건은 STX중공업이 2018년 3월 ICC에 방글라데시 및 싱가포르 컨소시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중재를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컨소시엄은 STX중공업으로부터 방글라데시 암누라(Amnura) 지역 발전소와 관련해 설비를 구매하기로 하고 공급 계약서를 체결했다. 모든 물품을 자체 생산할 수 없던 STX중공업은 특수 엔진 부품을 STX엔진으로부터 납품받기로 하는 별도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후 컨소시엄은 물품하자 문제를 제기했고, STX중공업이 ICC 중재를 통해 해결하자며 미지급 물품대금 청구 소송을 냈다.



컨소시엄 측은STX중공업에 특수엔진 부품을 납품한 STX 엔진도 중재절차에 참여해야 한다며 강제 인입 신청을 했다. ICC는 컨소시엄 측 신청을 인용해 강제 인입을 결정했다.

김 변호사는 △STX중공업과 컨소시움 발주처가 계약을 체결할 당시 STX 엔진은 하도급 업체로만 인지됐다는 점 △STX 엔진은 하도급 업무수행 외 계약에 관여하지 않은 점 △당사자의 합의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국제중재 원칙에 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당사자들이 중재지로 정한 스위스의 국제사법 중재판정 취소 사유 중 '관할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근거로 강제인입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또 STX엔진을 강제인입한다면 국제중재란 사법적 틀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도 피력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스위스연방 대법원은 지난 6월 본안 중재조항에서 STX 엔진의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기존 강제 인입결정의 집행정지 효력을 명령했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후 ICC 중재판정부는 재심을 거쳐 기존 강제 인입 결정을 취소했다. 치밀한 논리로 STX 엔진을 상대로 한 컨소시움 발주처 청구 금액인 1712만 달러의 금전적 불이익 위험을 전부 해소할 수 있었다.


김 변호사는 "국제중재판정의 적법성 요건 중 하나인 관할권 원칙과 이를 위반하면 단심제인 중재절차가 진행 중이더라도 이례적인 재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하청업체였던 의뢰인의 권익을 보호하고, 상대측 청구금액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해 국부 유출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법무법인 화우 김명안 변호사가 1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머니투데이와 한국사내변호사회 공동 주최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법무대상' 시상식에서 중재대상을 수상한 뒤 송기용 머니투데이 편집국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법무법인 화우 김명안 변호사가 1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머니투데이와 한국사내변호사회 공동 주최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법무대상' 시상식에서 중재대상을 수상한 뒤 송기용 머니투데이 편집국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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