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맥주로 오픈런 부르더니…물 건너간 편의점 떡볶이로 '잭팟'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김은령 기자 2022.12.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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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편의점의 재발견(下)

편집자주 편의점 5만개 시대다. 편의점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으며 불황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먹거리에서 생활용품까지 아우르며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유통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성장스토리를 쓰고 있는 편의점 산업을 조망해 본다.

GS25·CU 1위 싸움에 미니스톱 업고 끼어든 세븐일레븐…승자는?
히트 맥주로 오픈런 부르더니…물 건너간 편의점 떡볶이로 '잭팟'


편의점 시장이 빠르게 커가는 가운데 GS25와 CU의 치열한 1위 다툼이 이어진다. 3위 세븐일레븐도 5위 미니스톱 인수 후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며 3강 체제를 굳히고자 한다. 후발주자인 4위 이마트24는 틈새를 공략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업체별 점포 수는 BGF리테일의 CU가 1만5855개, GS리테일의 GS25가 1만5499개, 세븐일레븐이 1만1173개였다. CU와 GS25의 양강 체제가 굳어지는 모양새였으나 올해 상반기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 점포 수가 1만3969개로 늘었고 편의점 3강 체제가 확립됐다. 후발 주자인 이마트24는 업계 4위로, 점포 수는 올해 1분기 6000개를 넘어섰다.

CU와 GS25는 치열한 1위 다툼 중이다. 현재 양사는 서로 자사가 편의점 업계 1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점포 수 기준으로는 CU가 1위고, 매출액 기준으로는 GS25가 1위다. 양사는 서로 같으면서도 다른 전략을 펼치며 업계 1위를 고수하고자 한다. CU와 GS25는 모두 장기적 발전을 위해 MZ(밀레니얼+Z)세대 모객에 힘쓴다.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만큼 이들의 눈길을 붙잡는 히트 상품을 개발해 고객을 끌어들이고자 해서다. CU는 곰표 맥주, 연세우유생크림빵 등으로, GS25는 원소주, 뵈르 맥주 등으로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양사의 전략은 편의점업 자체에 얼마나 집중하느냐 여부에서 갈린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주력 사업이 편의점이다. 편의점업에 전사의 역량을 집중하며 '한 우물만 판다'는 의미다. 경쟁사들이 신사업에 주력하는 사이 BGF리테일은 편의점 사업의 상품 개발, 상품 믹스 개선 등 경영 효율화에 집중했다. 이 때문에 물가 상승에 따라 편의점 채널이 수혜를 입자 BGF리테일은 이 영향을 오롯이 받을 수 있었다. BGF리테일은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915억원으로 전년비 31.7% 증가했다. 매출액은 2조557억원으로 전년비 11.9% 신장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별 최대 실적이다.

반면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와 함께 SSM(기업형수퍼마켓) GS더프레시, e커머스 GS프레시몰, 홈쇼핑 GS샵 등을 함께 운영한다. 이에 따라 편의점 사업에만 전념한다기 보다는 유통채널 전체 시너지를 위해 노력한다. GS리테일은 온라인 전환 등에 투자 중이고, 퀵커머스(즉시배송)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퀵커머스·반려동물·푸드테크 등 신사업에 총 5500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이 때문에 GS리테일은 편의점 업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수퍼와 홈쇼핑의 영업익이 역성장하고 신사업의 운영 비용이 늘면서 연결기준 3분기 매출이 전년비 9.1% 증가한 2조956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비 16% 감소한 876억원을 기록했다.

히트 맥주로 오픈런 부르더니…물 건너간 편의점 떡볶이로 '잭팟'
CU와 GS25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사이 3위 세븐일레븐은 5위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덩치를 빠르게 키웠다. 단순 합산 점포 수로만 따지면 1, 2위와 비견할 만한 수준의 규모로 커진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3월 인수 당시 "2600여곳 미니스톱 점포를 끌어안아 프랜차이즈 편의점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점포 수를 약 1만4000곳으로 늘려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 영향력을 한층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세븐일레븐이 3강을 굳히기 위해서는 기존 미니스톱 점포들을 세븐일레븐으로 얼마나 전환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여겨진다. 현재 세븐일레븐으로 전환한 미니스톱 점포는 2600곳 중 700곳으로 나타났다. 미니스톱 점주들의 상표권 보유 기간은 오는 2024년 4월까지인데, 이 기간이 끝나면 다른 브랜드 간판을 달고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나머지 1900곳을 모두 세븐일레븐으로 전환시키겠단 목표지만, 업계는 쉽지 않다고 본다.

세븐일레븐은 또 실질적인 인수 효과를 내기 위해 수익성이라는 산도 넘어야한다. 현재는 미니스톱의 적자가 코리아세븐의 실적 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코리아세븐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니스톱 롯데CVS711(한국미니스톱)은 지난 3월 말부터 3분기 말까지 매출액 4976억원, 순손실 67억원을 기록했다. 미니스톱의 적자는 코리아세븐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코리아세븐은 별도 기준 172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연결 기준으로는 그 규모가 84억원에 그친다.

미니스톱 인수 실패 후 3강과 동 떨어져 4위권에 머무르게 된 이마트24는 틈새 시장을 공략하며 내실 경영을 이어가겠단 포부다. 이마트24는 올 3분기 누적 9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연간 기준 첫 흑자를 낼 전망이다. 이마트24는 3분기 기준 점포 수 6289개를 기록하며 조금씩 덩치를 키우고 있다. 편의점 사업에선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 점포 수가 많을수록 납품을 저렴하게 받을 수 있어서다. 이마트24는 그동안 물류와 마케팅 등 고정 비용을 고려할 때 점포 수 6000개가 되면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고 설명해왔는데 이 같은 설명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마트24는 타 편의점 3사와 다른 가맹 조건 계약을 내세우는데, 이 같은 조건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키워나가겠단 포부다. 다른 편의점 3사는 점주가 매출의 일정 비율을 가맹수수료로 본사에 내는 반면 이마트24는 고정 월 회비를 낸다. 점주로서는 매출이 늘 수록 수수료 제도보다 월 회비 제도가 유리하다.

한류타고 동남아로 영토 넓힌 편의점…"한국문화 그대로 옮겼다"
CU말레이시아 CU말레이시아
국내에서 핵심 유통채널로 도약한 편의점은 해외 사업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한류 인기에 힘입어 베트남, 말레이시아, 몽골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나가고 있다. 한국 문화 확산과 함께 식품업체 등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로도 활용되고 있다.

11일 편의점 업계 등에 따르면 CU, GS25, 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 업체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몽골 등에 700여개 점포를 오픈했다. 주로 현지 기업과 손잡고 마스터프랜차이즈(본사가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권환, 매장개설, 사업운영권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받는 형식) 점포를 낸다.

2018년 GS25의 베트남 진출, CU의 몽골 진출로 시작된 편의점 업계 해외 사업은 K컬쳐 열풍이 강해진 지난해부터 가속도를 내고 있다. CU는 현재 몽골에서 280여개 점포, 말레이시아에서 13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해 4월 말레이시아에 첫 점포를 개설한 뒤 1년 3개월만에 100호점을 돌파하며 말레이시아 최단 기간 기록을 달성했다.

GS25는 베트남에 204개점포, 몽골에 111개 점포를 운영중이다. 이마트 24는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 1호점을 오픈한 후 현재까지 30여개 점포를 냈다.

GS25 베트남 GS25 베트남
해외에서의 성공 요인은 한국 제품, 한국의 편의점 운영 방식, 문화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 꼽힌다. 매장에 한글을 그대로 사용하고 떡볶이, 삼각김밥 등 한국식 먹거리를 즉석 식품으로 판매하는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진출 지역도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는 대학가, 오피스타운에 집중하는 전략을 꾀한다.

이마트24 말레이시아에 따르면 컵밥, 떡볶이, 닭강정, 빙수, 삼각김밥 등 K-푸드 즉석 먹거리 매출은 전체 상품의 50%에 달한다. 국내에서 즉석먹거리 매출이 10~20%를 차지하는 것을 고려할 때 '열풍'급의 인기다. 베트남 GS25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즉석 떡볶이, 한국형 호빵, 라볶이 등은 매출 순위 5위내에 포함된다. CU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제품 매출 비중이 60%에 달한다.

한국 제품의 해외 수출통로로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편의점 자체 브랜드(PB)상품 제조사의 경우 자체적으로 해외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많다.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의 경우 2024년 부산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세워 국내 배송은 물론 향후 해외수출 전진기지로도 쓸 예정이다.

업체들은 향후에도 다양한 국가로 사업확장을 시도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진출 초기 단계인 상황에서도 현지 인기 등을 감안하면 글로벌 브랜드로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향후 다양한 국가로 나가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점포…드론배송…'유통 혁신' 편의점 없으면 안된다

편의점은 진화하고 있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가장 빠르게 다양한 리테일테크를 도입하고 있다. 주문 편의성을 높인 앱 서비스부터 스마트점포, 메타버스 가상점포, O4O(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서비스, 드론·로봇배송까지 신기술을 적용하는데 적극적이다. 점포 수가 많고 소형점포여서 기술 적용한 특화 매장 도입이 용이하고 주요 고객층인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춰야 해서다.

11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4개사의 무인·하이브리드 점포는 3000여개다. 올해 상반기(1~6월 말)에만 703개점이 늘어났다. 무인점포는 신용카드나 신분증 인증 등록 이후 안면인식으로 출입과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고 AI(인공지능) 카메라와 무게 센서 등으로 고객의 출입, 동선, 구매 제품 등을 파악해 직원이 없어도 판매가 가능한 매장이다. 안면인식, AI, 카메라, 센서 등 신기술이 총망라된 미래형 매장 중 하나다.

최근 들어서는 편의점4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T업체와 함께 '인공지능기반 안심지능형점포' 사업을 추진하며 도난, 파손 등의 부작용까지 보완된 완전스마트점포를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점포 수가 많고 가맹 사업인 특성상 디지털 기술 발달이 필수적이다. 발주, 재고관리 등에서 전산 네트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오프라인 채널에 비해 소규모 점포가 많은 점도 기술을 시범적용한 특화 매장 등을 만들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주요 고객층인 젊은 층들이 디지털 기술 친화적인 것도 리테일테크 적용에 적극적인 이유 중 하나다.

이는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 차별화된 경쟁력이 되기도 한다. 미래 고객인 MZ(밀레니얼·Z)세대를 잡을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택배, 금융, 실종아동찾기에 이르기까지 생활 플랫폼 역할을 하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전국 5만여개 점포를 네트워크로 촘촘히 묶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메타버스 가상점포, O4O 서비스, 드론, 로봇 이용 배달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CU는 지난해 가상점포 한강공원점, 교실매점, 지학철역점 등을 오픈했고 GS25와 세븐일레븐도 메타버스 점포를 열었다. CU, 세븐일레븐은 드론 배달 시범서비스도 시작했다.

GS25는 지난 6월 리테일테크를 집약한 미래형 편의점 'DX LAB'을 오픈하기도 했다. DX LAB은 △안면 인식 결제 솔루션 △AI 점포 이상 감지 시스템 △무인 운영점 방범 솔루션 △영상 인식 디지털사이니지 △디지털미디어월 △주류 무인 판매기 △라테아트 기기 등 19가지의 가맹점 운영 편의 솔루션과 고객 경험 극대화를 위한 기술이 적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 경영주를 위해 점포 운영방식 혁신을 꾸준히 추구했고 디지털 경험에 익숙한 미래 고객들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며 "향후에도 첨단 리테일테크를 도입하는 업계 시도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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