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AI반도체로 만든 데이터센터, K클라우드 추진 본격화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2.12.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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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AI반도체 3단계 개발계획, 2030년까지 美 추격 목표
데이터센터 적용통한 레퍼런스 축적 도모
안전·보건·교육·국방 등 4대분야 공공서비스 등 서비스 제공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정부와 민간기업, 학계가 힘을 합쳐 한국형 AI(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해 2030년까지 글로벌 1위 AI 기술을 보유한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로드맵이 제시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2일 오후 1시30분부터 경기 성남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리는 '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에서 이같은 내용의 'K-클라우드(한국형 클라우드) 추진방안'을 발표한다.



현재는 미국의 89.2% 수준, 2030년까지 미국 수준 오른다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AI반도체 기술 수준은 글로벌 1위국으로 꼽히는 미국(100)은 물론 중국(92.5%)에 비해서도 처지는 89.2%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기정통부는 2030년까지 3단계에 걸친 AI반도체 기술개발 및 데이터센터를 통한 실증 등을 거쳐 2028년에 중국을 추월하고 2030년에 미국을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다.

빅데이터 학습을 통한 데이터 처리와 높은 수준의 연산속도를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가 본격화되려면 NPU(신경망처리장치)라고 불리는, AI에 최적화된 CPU(중앙처리장치) 반도체가 필요하다. NPU는 딥러닝 등 AI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고성능·저전력 프로세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차원의 차세대 AI반도체는 없다. 현 시점에서 글로벌 1위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미국 엔비디아도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주요 AI 기업에 공급한다. 과거의 CPU보다 연산속도가 빠른 GPU를 현재의 초기 단계 AI 솔루션에 활용하는 게 주요 트렌드라는 얘기다. 특히 기존 AI에 활용된 GPU는 데이터 프로세싱(처리)를 담당하는 부분과 메모리를 담당하는 부분이 분리돼 있어 이 사이에서 데이터가 오가는 데 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한다. 고성능 연산과 전력저감을 가능케 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고성능·저전력 차세대 AI반도체 개발은 향후 고도화된 AI사업을 가능케 하는 핵심과제로 꼽힌다. 실제 세계 최대 클라우드 사업자인 AWS(아마존웹서비스)는 자체 개발 AI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기존 GPU 대비 70% 저렴한 비용에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ALEXA) 등 비용을 30% 줄이는 등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버용 초저전력 AI 반도체 AB9(알데바란)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서버용 초저전력 AI 반도체 AB9(알데바란)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메모리 기술력 기반, AI반도체 개발 착수... 대기업·중소기업 손잡는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이 압도적으로 우월한 나라다. 이 때문에 GPU처럼 프로세싱 부분과 메모리 부분이 분리된 형태가 아니라 메모리에 프로세싱 기능을 추가한 PIM(Processing in Memory)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평가된다. 정부가 "2030년까지 미국을 따라잡겠다"고 선언한 것을 과욕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얘기다.


국산 NPU 개발에도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다. 퓨리오사AI, 사피온코리아, 리벨리온 등은 네이버, SK하이닉스, SK텔레콤, KT, 카카오벤처스 등의 투자를 받아 국산 NPU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같은 기술적 성과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대기업이 가세해 한국형 AI 반도체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과제이지만은 않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기대다.

과기정통부는 일단 내년부터 2025년까지 3년에 걸쳐 현재 상용화 초기단계의 국산 NPU를 국내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실증 경험을 얻도록 하고 초기 시장 창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2단계(2026~28년)로는 D램(DRAM) 기반 상용 PIM과 국산 NPU를 접합해 외국산 GPU급 성능을 저전력으로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3단계(2029~30년)로는 비휘발성 메모리를 활용해 아날로그 MAC(Multiply and Accumulate, 고속 곱셈 누적연산 계산기) 기반 PIM을 개발해 극저전력화를 도모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의 국산 AI반도체 점유율을 80%까지 확대하고 국내 AI반도체 기술 수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했다.

AI반도체 대학원 신설 등 인력양성... 내년 3개교 개설
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 사진제공=삼성전자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국산 AI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기 위한 SW(소프트웨어) 예타 사업을 추진한다. 국산 AI반도체에서 딥러닝 등 AI 알고리즘을 초고속·극저전력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컴파일러, 라이브러리, AI모델 자동병렬화 기술과 이를 상용 클라우드에 적용하기 위한 VM(가상머신) 및 컨테이너, 가상서버 클러스터 기술 등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또 단계별로 국산 NPU, PIM을 적용한 국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AI·클라우드 서비스도 개시한다. 일단 사회경제적 파급력과 수요가 높은 안전, 보건, 교육, 국방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스마트홈, 핀테크, 자율차, 가상현실 등 서비스도 실어보겠다는 것이다.

이어 인력양성을 위해 내년부터 3개 대학교를 대상으로 AI반도체 대학원을 신설, 현장에서 요구되는 HW(하드웨어) SW 지식을 겸비한 인력을 본격 양성할 예정이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K클라우드 추진을 위한 민관 협력창구 마련, 주요 과제 창출 등을 위해 국산 AI반도체 기반 'K클라우드 얼라언스'를 구성한다. 올 9월 결성된 'AI반도체 스케일업 네트워크'를 확대개편한 조직이다. 현재 AI반도체 기업과 클라우드 기업, AI서비스 기업, 수요·공급기업 등 40여 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이종호 장관은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AI시대 핵심 기반기술이자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AI반도체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할 수 있다"며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통해 국산 AI반도체와 클라우드 경쟁력을 높여 국민들이 보다 좋은 AI서비스를 제공받도록 산·학·연이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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