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이야" 이런 종목 수두룩…개미들 올해 투자 성적표 '처참'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12.0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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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이야" 이런 종목 수두룩…개미들 올해 투자 성적표 '처참'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외 증시에서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 중 플러스 수익률을 낸 종목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악화, 반도체 업황 둔화 등 악재가 몰린 탓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8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로 집계됐다. 개인은 삼성선자를 15조8596억원 순매수했다. 순매수 2위인 네이버(NAVER (182,400원 ▲1,700 +0.94%)) 3조1814억원을 5배 가량 웃도는 금액이다.



3위는 카카오 (48,600원 ▼500 -1.02%)로 2조2525억원 순매수했고 4위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1조7124억원), 5위 삼성전자우 (65,200원 ▼1,100 -1.66%)(1조6800억원) 등 순이다. 코스닥 상장사 중엔 에코프로비엠 (227,500원 ▼1,500 -0.66%)이 유일하게 순매수 10위권에 들었다. 순매수 거래대금은 7888억원이다.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집중된 가운데 성과는 녹록지 않았다. 이 기간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는 각각 -24.39%, -25.28%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39.85%로 낙폭이 더 컸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상 가장 빠른 수요 감소 속도에 가장 높은 재고 부담을 확인하는 상황"이라며 "업황은 여전히 부진한데 반등의 시그널은 요원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추세 랠리 시점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예상한다"며 "주문 확대와 12개월 선행 주당 순이익의 컨센서스가 하락을 멈출 때 주가 랠리가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플랫폼 기업의 성과는 더 저조했다. 네이버가 연초 이후 -50.99% 내렸고 카카오도 -50.67% 하락했다. 카카오의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도 -53.47% 내렸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게임 업종은 금리 등 매크로 변수에 민감해 여타 섹터 대비 수익률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경기 관련 복합적 상황이 내재된 시기에는 공격적인 전략보다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레버리지 사랑' 서학개미, 수익률 두자릿수 하락
해외 증시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 중 플러스 수익률을 낸 종목은 없었다. 오히려 3배 레버리지 상품 등 등락이 큰 상품이 포진하면서 낙폭은 더 컸다.

대표적으로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티커명 TQQQ)는 서학 개미들이 3조3582억원 사들이며 해외 종목 중 순매수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올해 들어 -75.11% 하락했다.

ICE 반도체 지수 상승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SOXL)에도 2조93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반도체 업황이 둔화한 탓에 -82.5% 내렸다.

지수가 아닌 기술주 기업에 투자하는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 ETN'(BULZ)는 이 기간 -90.97% 하락했고 4307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개별 종목도 상황은 비슷하다. 3조4180억원으로 해외 종목 순매수 1위인 테슬라가 -56.63% 내렸고 엔비디아 -43%, 애플 -21.63%, 알파벳 -35.37%, 아이온큐 -84.64% 등 모두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토막이야" 이런 종목 수두룩…개미들 올해 투자 성적표 '처참'
내년 증시 전망은 엇갈린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낸 '2023년 한국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2600에서 2750포인트로 상향했다. 매크로 환경과 정책 요소를 종합했을 때 하방 압력보다는 상방 압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모건스탠리는 "시장이 향후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 이익 하락을 이미 반영한 만큼 2024년 이익 전망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또는 2024년 이익 상승 추세에 따라 코스피는 우상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국내 증권가는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각 증권사의 내년도 코스피 전망치를 종합하면 코스피 밴드는 2000~2650포인트로 추정된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연말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가 확인되고 연초 금리 인상이 중단되면 시장 금리가 하락해 주식시장에서는 밸류에이션 상승이 이끄는 랠리가 예상된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랠리가 추세 반등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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