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니아, 탈모 화장품 앞세워 두번째 퀀텀점프 정조준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2.12.1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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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완화 기능성 화장품 '코스메르나', 유럽 유통 필수요건 'CPNP' 등록 연내 완료 후 내년 상반기 출시
"막바지 유효성 평가 시험 중…1.8조 유럽시장 우선 공략 후 진출국 확대"
10년 개발 마친 차세대 현장 진단장비 'IRON-qPCR'로 분자진단 추가동력 확보

대전 유성구 소재 바이오니아 글로벌센터 전경. /사진=바이오니아대전 유성구 소재 바이오니아 글로벌센터 전경. /사진=바이오니아


바이오니아 (30,250원 ▼2,800 -8.47%)가 탈모 완화 기능성 화장품으로 또 한번의 도약을 노린다. 내년 연간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유럽시장 진출을 통해 그동안 폭발적 외형 성장을 이끈 코로나19(COVID-19) 진단키트의 바통을 이어 받는다는 목표다.



11일 바이오니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연내 유럽 화장품 인증인 'CPNP' 등록을 목표로 탈모화장품 '코스메르나'의 막바지 유효성 평가 시험을 진행 중이다. 연내 결과 도출과 제품등록을 마친 뒤 내년 상반기 유럽 출시가 목표다.

CPNP(Cosmetic Product Notification Portal) 등록은 유럽연합(EU) 이사회 규정에 따라 화장품 현지 유통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제도다. 등록을 위해선 제품 성분과 원료 등에 대한 정보를 의무적으로 사전 제출해야 한다. 특히 안전성 보고서와 유효성 평가 결과가 핵심 요소로 꼽힌다. 코스메르나의 안전성보고서는 이미 확보된 상태다.



코스메르나는 탈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안드로겐성 탈모증을 대상으로 한 기능성 화장품이다. 자체 핵산유전자기반 원천 기술인 'SAMiRNA' 플랫폼을 통해 안드로겐성 탈모증에 관련된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표적으로 해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당초 국내 허가를 우선 추진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화장품이 아닌 치료제로서의 개발을 권고하며 일단 연기된 상태다.

기능성 화장품으로서의 가치를 높게 여긴 바이오니아는 사업 전략을 유럽 우선 진출로 선회했다. 탈모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품으로 시장 선점 뒤, 국내에서도 가치를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독일 더마테스트로부터 장기간 제품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피부 이상반응에 대해 가장 높은 안전성 등급을 획득한 이후, 9월 박사급 평가사들로부터 만장일치 안정성 인정 서명을 받으며 공신력을 높였다.

바이오니아는 분자진단 기술을 활용한 진단키트로 코로나19 확산 기간 폭발적 매출 성장을 거뒀다. 지난 2019년 36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 2070억원으로 급증했다. 80억원대 영업손실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역시 22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1687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상태다.


다만, 그동안 외형 성장을 이끈 진단사업 매출 무게감은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55.2%(1234억원)를 차지했던 분자진단 분야 매출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27.4%(463억원)까지 낮아졌다. 코로나19 엔데믹 국면에 추가 감소가 불가피 해 보인다. 진단키트 매출 감소는 올해 매출의 72.5%(1003억원)를 담당한 프로바이오틱스 사업 성장이 메우고 있다. 온·오프라인 판매망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진단키트 매출 감소에도 전년 동기 대비 소폭(0.37%) 증가한 3분기 누적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바이오니아는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의 지속 성장을 이어가는 한편, 코스메르나를 대표적인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치료제와 기능성 제품을 포함한 유럽 탈모 시장 규모는 약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전세계 시장 규모는 4조원에 달한다. 특히 뷰티에 관심이 높은 2040 탈모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화장품 제품군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분자진단 분야 역시 10여년에 걸친 개발 끝에 완성한 차세대 현장 진단장비로 추가동력 확보에 나선다. 지난 9월 유럽연합(EU)의 신규 체외진단의료기기 인증(CE-IVDR)을 획득한 'IRON-qPCR'가 새로운 무기다.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는 병원체(최대 40개) 중 실제 감염원을 40분 안팎에 높은 정확도로 판별할 수 있고, 핵산 추출장비와 증폭장비를 1대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또 소형화·자동화를 통해 전문인력이 아니더라도 분자진단검사가 가능해졌다. 선진국 의료기관은 물론, 진단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저소득 국가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코로나19를 비롯해 다제내성균, 결핵 및 항결핵약 내성균, 쯔쯔가무시 IRON-qPCR용 진단키트 4종에 대한 유럽 인증을 획득한 상태로, 내년 호흡기 감염병 3종(코로나19,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 동시진단키트에 대한 인증도 추가한다는 목표다.

한유건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코스메르나 유효성 평가 완료 시 유럽 진출 본격화로 매출과 이익 성장폭을 키워나가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까지 실적을 견인했던 코로나19 진단 수요 감소로 분자진단 부문은 부진했지만, 차세대 대량 검사 분자진단 장비 개발과 전공정 내재화로 이익률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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