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토크]"車보험료 더 내려"···팔비트는 정치권, 난감한 손보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2.1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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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토크 /사진=머니투데이핀토크 /사진=머니투데이


연초 1.2~1.4% 인하에 이어 내년초 1%대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를 고려 중인 손해보험사들이 정치권의 요구에 울상이다. 자동차보험료를 더 내려야 한다는 압박이 이어지면서다.

2%대 인하를 검토 중인 손보사도 있지만 자동차보험 가입자 비중이 85%에 달하는 4대 손보사(삼성생명·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들은 동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내년부터 다시 자동차보험 실적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 정치권의 요구가 무리라고 받아들인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와 롯데손해보험이 내년 초 2%의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올해 초 주요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할 때 동참하지 않은 곳이다. 올해 인상분을 소급 적용해 내년 초 2%대 인하를 검토 중이다. 메리츠화재는 손보업계 '빅5'에 속하지만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일부 손보사의 2%대 보험료 인하 움직임에도 대형 손보사들의 움직임은 잠잠하다. 문제는 국민의힘 등 정치권이 내년 자동차보험료 1%대 인하를 추진하는 손보사들에 강한 불만을 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청했는데 손해보험협회로부터 일정 부분 화답이 있었다"면서도 "광고비를 줄여 보험료 인하 폭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보험료 추가 인하 압박은 자동차보험이 소비자물가지수와 연동되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들어야 하는 책임보험료를 내려 고물가에 시름하는 서민들의 고통을 줄여주자는 취지로 보인다. 올해 손보업계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점도 압박의 명분이 되고 있다. 2년 연속 흑자를 낸 자동차보험 부문이 손보사들의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자동차보험 흑자는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차량 운행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강조한다. 거리두기 해제로 차량 운행과 사고가 늘면서 올해 하반기 손해율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보험료 추가 인하와 함께 자동차 정비 공임도 크게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자동차보험 영업에서 올해와 같은 흑자를 내긴 힘들 것으로 본다.


정치권 일각에선 실손의료보험료 10%가량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자동차보험료는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은 가입자도 다르고 계정도 다르게 관리되기 때문에 연동해서 생각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A펀드에서 수익이 났다고 해서 마이너스인 B펀드 손실을 A펀드 수익으로 메울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상반기에는 금융당국이 인하를 압박하더니, 이번엔 정치권이 입김을 불어 넣고 있다"며 "내년 적자가 나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용인할 지 궁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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