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열고 싶은데…발품 대신 AI가 분양가부터 매출까지 '척척'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22.12.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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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롭핀테크 '오아시스비즈니스'…교통수요 예측부터 편의점 출점까지

국내 프롭테크 시장은 아직 초기화 단계지만 건설부동산업계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향후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0년 12월 '제1차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통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프롭테크를 유망 신산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국내 프롭테크 시장은 아직 초기화 단계지만 건설부동산업계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향후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0년 12월 '제1차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통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프롭테크를 유망 신산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1창업을 준비중인 이씨(41)는 가상현실에 가게 3곳을 오픈했다. 가상이지만 유동인구, 인구 분포 등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출과 순이익을 매일매일 확인할 수 있다. 이씨는 3개월 동안 가게를 운영한 결과 이 중 매출이 가장 안정적으로 나오는 한 곳을 창업 후보 지역으로 선택했다.

#2세계 최초의 편의점 브랜드인 세븐일레븐은 한국에 매장 1만4000여개를 운영 중이다. 최근 편의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장 위치 선정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보통 매장 한 곳을 열기 위해 수십명의 직원이 소속된 상권개발팀이 뛰어드는데 내년부터는 매출추정 알고리즘 시스템을 활용해 최적의 위치를 찾을 계획이다.



매출을 예측해 적정 분양가와 임대 가격까지 산출하는 AI(인공지능)상권분석 알고리즘 기술인 '크레마오' 서비스 화면/사진=오아시스비즈니스 매출을 예측해 적정 분양가와 임대 가격까지 산출하는 AI(인공지능)상권분석 알고리즘 기술인 '크레마오' 서비스 화면/사진=오아시스비즈니스
부동산 서비스가 빠르게 진화한다. 부동산에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프롭테크라고 하는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 등 첨단기술을 접목하면서 다양하고 정교한 서비스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형건설사는 관련 스트타업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매년 스트타업 발굴 행사를 열어 획기적인 아이디와 기술을 공동개발하거나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트타업과 적극 제휴를 맺는다. DL E&C는 2년째 DL E&C Open Innovation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 나서고 있으며 현대건설도 창업진흥원 등의 창업기관과 협업해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그룹사인 롯데벤처스와 협업해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건설사 뿐 아니다. 자금경색, 금리인상, 미분양 증가 등 건설산업에 악재가 쌓이면서 시행사, 신탁사, 금융사, 소상공인 등도 정확한 분석과 예측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은 주택시장과는 달리 정보비대칭성과 불확실성 때문에 수요가 많다.

프롭핀테크 기업인 오아시스비즈니스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 기반 부동산 사업개발 타당성 분석 솔루션 'AI상권분석 알고리즘 기술'인 '크레마오(CREMAO)' 서비스를 내놨다. 출시 3개월 만에 건설사, 은행, 자산운용사, 시행사 등 650개 기업이 이 서비스에 가입했다.

크레마오 솔루션은 통신사, 카드사, 공공데이터 등 부동산관련 상가 빅데이터 뿐 아니라 인간 행동과 관련된 모든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녹여서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매출을 예측한다. 롯데건설은 상업용 부동산 분양가 측정에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현대건설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분석 솔루션 PoC(도입 전 성능 검증)를 진행 중이다.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을 통해 예비 소상공인들이 창업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잇땅' 서비스. 희망 지역과 희망 업종을 입력하면 AI가 업종 유형, 주변 상권, 유동 인구 동향 등을 분석해 예상 매출을 추정한다. 인건비와 매장 운영 비용을 종합해 예상 지출을 제공한다./사진=오아시스비즈니스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을 통해 예비 소상공인들이 창업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잇땅' 서비스. 희망 지역과 희망 업종을 입력하면 AI가 업종 유형, 주변 상권, 유동 인구 동향 등을 분석해 예상 매출을 추정한다. 인건비와 매장 운영 비용을 종합해 예상 지출을 제공한다./사진=오아시스비즈니스
예측 분양가와 임대가격, 매출을 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소상공인의 소득을 추정하고 대출도 가능하다. 오아시스비즈니스가 내놓은 소상공인 대안신용평가(ACSS)다. IBK기업은행은 실제로 소상공인 대상 대출을 진행할 때 이 소득추정 솔루션을 도입한다.

문욱 오아시스비즈니스 대표는 "이동, 경제, 소비 등 사람이 활동하는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각 데이터 간의 인과성 분석하는 솔루션을 만든다"면서 "데이터 항목만 800개가 넘고 파생변수는 8만 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솔루션을 만들어 소비자가 원하는 맞춤 상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민자사업 수요 예측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 기존의 수요 예측 정확도는 60% 미만에 불과하다. 예측도가 떨어지면 건설사의 리스크는 그만큼 커진다. 경전철 신림선의 경우 최근 평균 이용자 수가 사업 제안시의 예측에 훨씬 못 미쳐 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시내 다른 경전철 추진 사업에 대한 경제성 분석도 재검토해야한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오아시스비즈니스에 따르면 DL이앤씨가 요구한 수요예측 솔루션 초기 버전을 만든 결과, 경전철 신림선의 예측도가 기존방식대비 2배 이상의 정확도가 나왔다. 현재 교통 수요 예측 AI 모형을 개발하는 PoC를 진행 중이다. 모형은 신규 도로, 지하철 사업지 선정시 통행량을 예측하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최적의 경로와 노선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다. 정차하는 역별로 편차가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고도화 작업이 필요하다.

오아시스비즈니스는 세븐일레븐의 출점 입지 평가 솔루션도 준비 중이다. 지난 8개월 동안 테스트한 결과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처음에 반신반의하던 세븐일레븐도 매출 추정 알고리즘을 통해 현재 운영 중인 점포의 매출을 거의 정확하게 예측하자 신뢰를 보였다. 이르면 내년부터 세븐일레븐은 상권 분석과 신규 점포 위치 선정 등에 이 알고리즘을 활용할 예정이다.

기업 뿐 아니라 예비 창업자를 위한 '잇땅'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을 통해 예비 소상공인들이 창업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희망 지역과 희망 업종을 입력하면 AI가 업종 유형, 주변 상권, 유동 인구 동향 등을 분석해 예상 매출을 추정한다. 가상이지만 실제 데이터와 800개의 변수가 적용된다. 보통 창업 준비 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용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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