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베트남 교역 규모는 1992년 5억달러에서 지난해 807억달러까지 큰 폭 성장했으며 기획재정부는 2023년 양국 교역규모가 1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푹 주석은 최근 방한 시점에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에게 재계 젊은 오너 일가들을 만나고 싶다는 요청을 전달해 허윤홍 GS건설 사장,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 박주환 TKG태광 회장 등과도 짧은 시간 환담을 하고 미래를 위한 관계를 다지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08년부터 베트남 투자를 본격화해 박닌, 타이응웬, 호치민에 모바일 및 가전 생산 및 판매시설을 두고 있다. LG전자도 하이퐁 공장에서 가전, TV 등을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특히 하노이 지역에 연구개발(R&D) 시설을 짓고 있어 올 연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SK도 2018년 베트남에 투자법인을 설립해 동남아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해당 법인은 베트남 마산그룹, 빈그룹 지분에 잇따라 투자해 우호적 관계를 강화중이다.
애플이나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미중 무역갈등 불확실성, 중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 탓에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생산시설 이전을 선언한 데서 알 수 있듯 향후 국내 기업의 베트남행은 더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탈중국 동남아 이전은 이웃국인 일본에서 뚜렷하게 감지된다. 일본의 닛케이가 지난 11월 일본 주요 제조업체 1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중 53%가 '전체 글로벌 생산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조달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이유에 대해 80%는 '대만 비상사태에 대한 우려'를, 67%는 '봉쇄 등 엄격한 조치'를 꼽았다. 실제로 일본 내 오피스 장비 제조업체인 오키는 2020년 이후 중국에서 프린터 생산을 하지 않는 대신 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했다.
베트남의 정책 변화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유인책이 되고 있다.
안병선 한국무역협회 신산업연구실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대베트남 수출입, 투자 등 규모는 수교 이후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2007년), 한국과 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2015년) 등을 계기로 성장해 왔다고 볼 수 있다"며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는 글로벌 500대 기업 중 50%를 베트남에 유치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최근 공급망 재편 과정을 기회로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데다 교역품목도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점"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내수 및 노동 시장 자체가 매력적이란 견해다. 국내 재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 인구가 1억 명에 달하고 젊은 층 인구가 대다수인 것 등 내수시장이 안정적이고 인건비 등 측면에서 중국 대비 원가 경쟁력도 높은편"이라며 "지정학적으로 봐도 정치적으로 안정된 공산당 체제란 점은 베트남이 앞으로 동남아 지역에서 허브 역할을 할 여지들이 많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최저 임금이 가장 높은 상하이 지역의 월간 최저임금이 약 2590위안(약 50만원)인데 비해 베트남 1지역 최저 임금은 468만동(약 24만원)이다.
최근 베트남의 빠른 임금 상승세, 고숙련 노동자 부족은 베트남 투자에 대한 한계로 지적된다. 안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대베트남 기술수준별 중간재 수출 비중을 보면 고위기술 비중이 1992년 2.1%에서 올해 1~9월 누계 기준 51.0%로 높아지는 등 그 내용이 고부가가치화되고 있음은 분명하다"면서도 "최근 베트남의 인건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숙련된 인력을 충분히 고용하지 못해서 현지에서 공정을 100% 운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단 점은 제약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