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는 공산당에 대한 비판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중국의 헌법 '총강' 제1조는 중국공산당이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가장 근본적 특징이라고 못박고 있습니다. 따라서 반체제적 구호 피켓을 들었을 때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한 글자도 적히지 않은 종이 한 장을 들면 시위를 처벌할 명분이 없습니다. 때문에 백지 시위는 검열과 통제에 저항한다는 의미가 담긴 걸로 풀이됩니다. 이는 지난 2020년 홍콩에서 중국의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시위 때도 등장했습니다.
그러자 시민들은 숨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백지를 들고 거리에 나섰습니다. 이는 열흘만에 상하이, 베이징, 우한, 청두 등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습니다. 백지시위는 1989년 '톈안먼 사태 '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반정부 시위였습니다.
아무 것도 적지 않았지만 백지의 힘은 셌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집권 3기 한 달여만에 국민들이 반정부 행동에 나서자 중국 당국에 위기감이 커졌습니다. 결국 중국 정부는 방역 규제를 대폭 완화합니다. 백지시위가 사실상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터닝 포인트'가 된 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