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는 대뜸 "이거 얼마야?", "확실한 거 맞지?", "새롭긴 하지만 이거 설익은 기술인데 책임질 수 있어?"라고 조목조목 거칠게 따져 묻는다. 김과장은 괜히 했나 하는 후회감이 든다.
국내 기업은 '인하우스(In-house) R&D(연구·개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폐쇄적인 기업문화로 자체 기술개발 비중이 84.5%에 달할 정도로 외부 기술 도입·활용에 소극적"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글로벌 기업들은 신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가 위한 '바이(Buy) R&D', 즉 외부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다.
국내 성공사례가 적잖다. AI(인공지능) 신약개발 기업 신테카바이오는 2014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유전체 검사 전용 슈퍼컴퓨팅 기술을 이전 받고, 추가로 2015년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으로부터 대장암·유방암 진단용 마커 및 진단키트 기술 등 6건의 기술을 이전받아 핵심사업의 성장동력을 강화했다. 이후 2019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했다.
무인자동화 로봇 개발 전문업체 포테닛은 2013년 KIST 지능형로봇연구단과 공동 R&D 과제를 수행하며 자율주행시스템 등의 기술을 이전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억원(2017년), 두산그룹으로부터 53억원(2018년)의 투자를 유치했다. 두 업체는 외부 기술을 수혈해 개방혁 혁신을 이뤄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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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초기 기술이지만 적은 비용으로 가져올 수 있다면 지금이 적기 아닐까', '경쟁사보다 우수한 기술을 더 빠르게 완성해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될지도 몰라'와 같은 사고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외부 신기술 도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겠지만, 현재 상황에선 매우 유용한 전략임이 분명하다. 리더의 열린 마인드는 개방형 혁신에 절대 요소다. 아울러 침체된 민간 기술 거래 시장과 취약한 중개 플랫폼 기능을 보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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