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까지 '상장 철회'…LG엔솔 빼면 90% 줄어든 IPO 시장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2.12.0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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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까지 '상장 철회'…LG엔솔 빼면 90% 줄어든 IPO 시장


올해 내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부진했던 가운데 연말에마저 공모를 철회한 기업이 나왔다. 역대급 활황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이어지던 침체된 분위기는 이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IPO 시장 줄줄이 미끄러졌다…전년 대비 -27% 줄어
7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에 따르면 올해 상장된 기업은 코스피 3개사, 코스닥 61개사로 총 64곳(리츠, 스팩, 재상장, 이전상장 제외)이다. 동일한 기준으로 지난해 89개사가 상장한 것에 비해 일 년 새 27%가량 감소했다.



상장하려다가 도중에 미끄러진 기업들도 많았다. 전날 통신용 반도체 설계기업 자람테크놀로지는 코스닥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에 한차례 공모를 철회한 이후 공모가를 낮추고 재도전했지만 끝내 IPO 한파를 이겨내지 못했다.

자람테크놀로지를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벌써 13곳의 기업들이 IPO를 철회했다. 당초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대어급도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나마 대명에너지와 보로노이는 철회 후 재도전 끝에 가까스로 상장하는데 성공했다.



자람테크놀로지가 결국 고배를 마시면서 올해 마지막 IPO로는 바이오노트 한 곳만을 남겨 놓고 있다. 바이오노트는 오는 22일 코스피시장에 상장될 예정이지만 흥행 여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로 전환하는 가운데 바이오노트의 코로나19(COVID-19) 진단키트 사업은 투자자들에게 이전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공산이 큰 상황이다.

'LG엔솔' 제외 시 공모금도 -86%…"IPO 침체 내년 상반기까지"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2022년 IPO 공모금액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날 기준 올해 총 공모금액은 15조4920억원으로 집계된다. 코스피시장은 13조520억원, 코스닥은 2조4400억원이다. 역대 최대 규모로 모였던 지난해 IPO 공모금 19조7000억원 대비 21% 줄었다.

상장 절차가 진행 중인 바이오노트 공모예정금액 2340억원을 합치더라도 올해는 전년 대비 매우 부진하다. 심지어 지난 1월에 상장된 IPO '초특급 대어' LG에너지솔루션(공모금액 12조7500억원)을 제외하면 올해 공모금액은 2조7420억원에 불과하다. 이 경우 지난해보다 무려 86% 급감한 규모다.


2023년 IPO 시장 역시 당분간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황은 물론 시장의 자금조달 기능이 여전히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IPO 시장 침체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시중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발이 묶인 기관 투자자들이 많은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모 규모가 400억원 이상인 중대형 IPO는 공모가밴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서는 추진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수급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타는 소규모 IPO의 경우 올해와 마찬가지로 공모에 흥행하는 사례들이 자주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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