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추천 '이사' 원한다"…바이오, 계속되는 경영권 분쟁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2.12.0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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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마시스, 파마진 등 바이오사들과 소액주주들 간 경영권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분쟁의 발단이다. 소액주주들은 사측에 이사, 감사에 '소액주주 추천 인사'를 포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주주 추천 '이사' 원한다"…바이오, 계속되는 경영권 분쟁


7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자진단 전문기업 파나진 (4,545원 ▲5 +0.11%)의 소액주주들(조모씨 외 13인)은 사측을 상대로 법원에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냈다. '사외이사 이규섭·김헌주', '감사 기철'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는 요청이다. 현재 파나진은 3명의 사내이사, 2명의 사외이사, 1명의 감사를 뒀다. 소액주주들은 사외이사, 감사 등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진 소액주주들이 이번에 들고 일어선 것은 김성기 대표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소액주주들은 김 대표가 진단시약 업체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에 파나진의 기술을 유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김 대표의 아내인 박희경 대표가 2012년 설립한 진단시약 업체다. 박 대표는 이전까지 파나진에서 진단제품 사업총괄 상무로 근무한 바 있다.

임시주총 허가 여부는 이달 중 결론이 날 것으로 관측된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조만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파나진 사측과 소액주주들 간 표 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소액주주들은 이미 지난달 김 대표 및 특수관계인 지분(올 9월 말 기준 12.93%)을 넘어서는 지분을 확보했다. 조씨를 비롯한 18명의 소액주주가 공동보유 약정을 통해 총 14.9% 지분을 확보한 사실이 공개됐다.



체외진단기기 전문업체 휴마시스 (1,780원 ▲13 +0.74%)도 지난 9월 임시 주총을 기점으로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 소액주주들은 휴마시스가 주주제안을 반영해 주총 안건을 구성한 것을 두고 "사측이 선택적으로 주주제안을 반영했다"고 반발했다. 사측이 추진한 정책에 대한 불신(기업가치 제고 측면), 차정학 대표 등 현 경영진과의 불통이 행동을 이끈 결정적 원인이라는 전언이다.

그 결과 이사 보수한도, 적대적 M&A(인수합병), 주식병합 등 휴마시스 주총 안건은 소액주주들에 의해 모두 부결됐다. 소액주주 관계자는 "반대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전했다. 이후 10월에는 소액주주(구모씨 외 4인)들이 휴마시스 지분 5.45%를 확보하면서 주요주주에도 등극하기도 했다. 차 대표 및 특수관계인 지분(7.58%)과 불과 2.13%포인트 차이다.

임시 주총 소집허가 신청도 냈다. 9월 임시 주총 당시 사측에 제시했던 조건(이사는 경영· M&A 전문가, 감사는 주주 추천인사)에 부합한 이사 및 감사를 선임하기 위해서다. 일단 소액주주 측은 이사 후보로 카이스트 박사 출신 전문경영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문기일은 오는 13일이며, 해당 결과에 따라 양측의 표대결 시점이 결정된다.


다만 양측의 갈등은 나날이 격화하는 중이다. 지난달 휴마시스가 돌연 490억원 짜리 부동산을 구입하고, 실적 발표 당시 "소액주주들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입장까지 내서다.

디엔에이링크 (2,660원 ▲35 +1.33%)도 지난달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 소송을 냈다. 이 회사 역시 올해 7월부터 소액주주들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낮은 주주가치가 다툼의 발단이다. 아이큐어 (1,937원 ▲11 +0.57%)는 올해에 이어 내년 경영진 교체를 위한 표 대결에 나설 계획이다.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미흡한 데다 CB(전환사채)를 잇따라 발행해 주주가치를 되레 희석시켰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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