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1차 치료제로 효과 입증...내년 초 국내 허가 목표"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2.12.0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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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이 6일 'LASER301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박다영 기자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이 6일 'LASER301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박다영 기자


유한양행 (69,300원 ▼800 -1.14%)은 자체개발한 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6일 밝혔다. 1차 치료제는 환자가 가장 먼저 처방받는 약물이다. 내년 1분기 국내에서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한국 외 글로벌 시장의 판권을 가진 얀센에 미국, 유럽 허가신청도 강력히 요청할 계획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LASER301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회에서 "내년 초 렉라자의 1차 치료제 허가변경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얀센과 FDA(미국 식품의약국) 및 EMA(유럽 의약품청)의 허가 신청을 논의하고 강력히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에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치료제다. 지난해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처방중이다.

이날 발표는 앞서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아시아총회(ESMO Asia)에서 공개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결과다. 이 시험은 총 393명을 렉라자와 기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인 이레사 투약군으로 나눠 효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발표에 따르면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렉라자 투여군에서 20.6개월, 이레사 투약군에서 9.7개월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은 암이 커지지 않은 상태로 환자가 사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은 "렉라자는 나이, 성별, 인종, 흡연여부 등 요소에서 고르게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상 3상 참여 환자에 대해 인종별로 PFS를 살펴보면 아시아인 환자군에서 렉라자 투여군은 20.6개월, 이레사 투약군은 9.7개월로 나타났다. 유전자 돌연변이 질환 치료제가 인종별로 효과가 다른 경우가 있는데 렉라자는 이에 관계 없이 효과를 보인 것이다.


중추신경계(CNS) 전이가 있는 환자군의 PFS는 렉라자 투약군에서 16.4개월, 이레사 투약군에서 9.5개월로 나타났다. CNS 전이가 발생해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들에서도 항종양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2차 평가지표인 객관적 반응률(ORR)을 분석한 결과 렉라자 투약군과 이레사 투약군 모두 76%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반응지속 기간(DOR)은 렉라자 투약군 19.4개월, 이레사 투약군 8.3개월이다.

유한양행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1분기 내 렉라자의 적응증에 1차 치료를 추가하는 허가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후 건강보험급여 적용 여부가 결정되고,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을 해야 한다.

현재 국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시장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가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타그리소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1065억원이다. 다만 타그리소는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지 않는다. 아시아인에 대한 효과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렉라자가 급여 적용을 받게 되면 환자는 약값의 30%만 부담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대폭 높일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1차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11월 얀센 바이오테크에 한국 외 글로벌 상업화와 판매 권한을 넘겼다. 얀센은 렉라자 기반 병용요법과 렉라자 또는 타그리소 단독요법의 폐암 1차 치료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타그리소의 지난해 글로벌 시장 매출은 약 6조5000억원에 달한다. 렉라자가 1차 치료제 허가를 받으면 이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약물이 될 수 있다.

조욱제 사장은 "글로벌 판권을 갖고 있는 얀센과 끊임없이 논의해 미국과 유럽 품목허가도 신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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