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5만전자·7만닉스…주눅 든 반도체株, 더 큰 시련 덮친다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2.12.0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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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매서운 한파를 맞고 있다. 업황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투자심리마저 악화하자 삼성전자는 '5만전자'로 SK하이닉스는 '7만닉스'로 고꾸라졌다.

6일 오전 10시 55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 (59,400원 ▼300 -0.50%)는 전일 대비 500원(0.83%) 내린 5만98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한때 1% 넘게 내리며 5만9300원까지 떨어진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이후 꼭 일주일 만에 '5만전자'로 주저앉았다.



SK하이닉스도 전장보다 600원(0.74%) 하락한 8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내리 하락 중이다. 결국 이날 장중 7만9800원을 52주 신저가로 찍으며 '7만닉스'가 됐다. SK하이닉스가 7만닉스가 된 것은 두 해 전인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주를 둘러싼 위기의식이 좀처럼 가시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나빠졌다. 앞서 5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 내리며 약세였다. 간밤 AMD(-1.81%), 엔비디아(-1.58%), 마이크론(-1.17%) 등 주요 반도체 종목도 줄줄이 하락했다.



업황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는 전년 대비 30% 가까이 급감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8월(-7.8%)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 9월(-5.7%), 10월(-17.4%), 11월(-29.8%) 등 4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반도체반도체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제품 가격 하락, 전방 수요 둔화에 감소 폭을 키웠다"며 "금융위기 이후 반도체 수출 증가율 저점은 2008년 12월(-50%), 2019년 10월(-32%)인데 현재 반도체 수출은 2019년 10월 수준으로 둔화했다"고 지적했다.

향후 반도체 수출이 더 둔화할 여지도 있다. 권 연구원은 "당시 증가율 하락 기간이 2년 이상이었다는 점과 현재 대외경기 여건을 고려하면 증가율은 추가로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당장 올해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투자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0.56% 늘어난 매출액 76조9916억원, 영업이익은 동기간 40.43% 줄어든 8조259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7% 감소한 9조716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또 영업손실 2127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05.04%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조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 4분기 SK하이닉스 실적으로 매출액 6조9000억원, 영업적자 1조2000억원을 예상했다.



늘어난 재고 여파는 아직도 주가에 반영돼 있지 않다는 분석과 함께 내년 역시 암울하게 전망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실적 컨센서스 하향 조정이 아직도 충분히 주가에 반영돼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아직 적극적으로 생산 조정에 나서고 있지 않아 재고 피크아웃(정점 통과) 시기는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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