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덮친 개인정보법…국회 유니콘팜이 해결사로 나선다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2.12.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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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국회 내 설립된 의원연구단체 '유니콘팜'이 5일 '스타트업 덮치는 개인정보보호 이슈'를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강훈식 의원실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국회 내 설립된 의원연구단체 '유니콘팜'이 5일 '스타트업 덮치는 개인정보보호 이슈'를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강훈식 의원실


정부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세금 신고·환급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관련 조사에 나서면서 벤처·스타트업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의료와 세금이라는 2개 플랫폼에 국한됐지만, 기존에 없던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언제든 개인정보법 위반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국회 내 설립된 의원연구단체 '유니콘팜'은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입법을 비롯한 제도 개선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5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국무총리 소속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운영하는 블루앤트(올라케어)와 닥터나우 등을 비롯해 세금 신고·환급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유니콘팜은 이날 김성현 블루앤트 대표와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 조원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 개보위 비상임위원인 이희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및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를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업계의 목소리를 들었다.



김성현·김범섭 대표는 국민들의 편의를 높이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관련 규정에 따라 수집하는 정보일 뿐 과도하게 수집하는 게 아니며,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보안관리에도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국회 내 설립된 의원연구단체 '유니콘팜'의 대표의원을 맡고 있는 강석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 /사진=강훈식 의원실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국회 내 설립된 의원연구단체 '유니콘팜'의 대표의원을 맡고 있는 강석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 /사진=강훈식 의원실
조원희 변호사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3가지 방향성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개인이 자신의 세무 편의를 위해 특정 업체에 개인정보 처리를 위임한 경우 소득세법에 따라 주민등록번호 활용을 허용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는 급박한 생명이나 신체, 재산적인 이익을 위한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위임해 활용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서비스들이 이 정도로 필요한 경우라고 보기에는 의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 변호사는 세 번째로 개보위의 고시를 통해 해결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해 개보위가 고시로 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아직까진 예외를 고시로 정한 경우가 없다"며 "이 방안이 좀 더 활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보위의 고시를 통한 해법에 대해선 이견이 나왔다. 이희정 교수는 "고시도 일종의 법령이다. 하나하나의 서비스를 일일이 고시할 순 없다"며 "스타트업의 서비스는 초기 모델이 점차 고도화되는데 초기 서비스로 고시를 해달라고도, 이걸로 심사할 수도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고시의 구체적인 범위를 잘 알진 못하지만 특정 서비스별로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해당 영역의 서비스가 보안 조치를 취하는 경우에는 할 수 있다'는 식의 고시를 하는 방법이 가능한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니콘팜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고시는 일반화·보편성의 특성이 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나 카테고리별로 제정하는 것은 힘들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조 변호사는 주민등록번호 없이 개인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들이 생기고 있는 만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방식, 개인정보 제도 자체를 바꿔서 주민등록번호가 아닌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별도의 식별법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유니콘팜 공동대표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의 개인정보 이슈는 과거 말이 많았던 액티브엑스(ActiveX) 때와 유사한 점도 있다. 주민등록번호가 스타트업들에겐 액티브엑스와 같은 게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강훈식·박상혁·장철민 민주당 의원, 김성원·이용·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들은 "업계의 목소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만큼 추후 유니콘팜 의원들끼리 모여 추가 논의를 해보겠다"고 했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국회 내 설립된 의원연구단체 '유니콘팜'이 5일 개최한 '스타트업 덮치는 개인정보보호 이슈'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강훈식 의원실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국회 내 설립된 의원연구단체 '유니콘팜'이 5일 개최한 '스타트업 덮치는 개인정보보호 이슈'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강훈식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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