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우리 삶 바꿨다"…K-농업기술에 케냐 농민 '환호'

머니투데이 메루(케냐)=정혁수 기자 2022.1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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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2일 케냐 메루주 무룬구루네 마을에서 열린 'KOPIA 케냐센터 시범마을사업 준공식 및 완결보고회'에서 노형준 농진청 KOPIA기획팀장(왼쪽 2번째), 비숍 카위라 메루주지사(왼쪽 3번째), 김기종 KOPIA 케냐센터 소장(맨 오른쪽)이 기념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정혁수지난 달 22일 케냐 메루주 무룬구루네 마을에서 열린 'KOPIA 케냐센터 시범마을사업 준공식 및 완결보고회'에서 노형준 농진청 KOPIA기획팀장(왼쪽 2번째), 비숍 카위라 메루주지사(왼쪽 3번째), 김기종 KOPIA 케냐센터 소장(맨 오른쪽)이 기념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정혁수


노형준 KOPIA 기획팀장(왼쪽 1번째), 김기종 KOPIA 케냐소장(왼쪽 2번째), 비숍 카위라(왼쪽 4번째) 메루주지사 등이 교육시설 및 컴퓨터 등 장비 전달식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정혁수노형준 KOPIA 기획팀장(왼쪽 1번째), 김기종 KOPIA 케냐소장(왼쪽 2번째), 비숍 카위라(왼쪽 4번째) 메루주지사 등이 교육시설 및 컴퓨터 등 장비 전달식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정혁수
"메루주의 6개 시범 마을은 당신들로부터 생산 및 질병관리, 농민들이 공존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양계와 감자의 생산자 조직을 통해 생산 및 판매기법도 익혔습니다. 덕분에 토종닭의 저성장 및 조기 폐사문제를 해결하고 이제는 유전적으로 개량된 닭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이것은 어느 누구도 기대할 수 없던 일입니다. RDA-KOPIA(농촌진흥청-코피아센터), 당신들은 우리 삶을 바꾼 아름다운 영혼입니다.(Wonderful Soul that changes lives)" (케냐 메루주 시범마을사업 참여 주민대표 일동)

지난 달 22일 'KOPIA 케냐 센터 시범마을사업 준공식 및 완결보고회'가 열린 메루주 무룬구루네 마을은 아침 일찍부터 떠들썩 했다. 인근 6개 마을에서 모인 농업인, 주민, 농업연구청 관계자 등 400여명은 마치 잔치가 열린 듯 큰 소리로 노래하며 그동안 자신들이 KOPIA 케냐센터와 함께 이뤄낸 성과 등을 주제로 열띤 분위기를 이어갔다.



행사에 참석한 여성 주지사 비숍 카위라 므왕가자(H.E. Bishop Kawira Mwangaza)씨는 "KOPIA 케냐센터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주민들의 양계 사양관리, 감자 재배 능력이 크게 개선됐다"며 "오늘 보고된 시범마을사업의 핵심 성과들은 앞으로 메루주정부의 농업정책에 반영해 지역 농가들이 현장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종(왼쪽 1번째) KOPIA 케냐센터 소장이 케냐 메루주 관계자들과 함께 감자 시범마을에 들러 현지 농업인으로부터 재배 상태 등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정혁수김기종(왼쪽 1번째) KOPIA 케냐센터 소장이 케냐 메루주 관계자들과 함께 감자 시범마을에 들러 현지 농업인으로부터 재배 상태 등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정혁수
노형준(맨 왼쪽) 농촌진흥청 KOPIA 기획팀장이 메루주 농업 관계자들과 함께 감자마을 재배상황을 살펴본 뒤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정혁수노형준(맨 왼쪽) 농촌진흥청 KOPIA 기획팀장이 메루주 농업 관계자들과 함께 감자마을 재배상황을 살펴본 뒤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정혁수
KOPIA 케냐센터는 2020년부터 메루주 6개 마을 1200 농가를 대상으로 양계·감자 시범 마을사업(케냐 메루주 소규모 농민의 우량 양계 및 감자 가치사슬 추진·126만불 규모)을 추진해 왔다. 당시 이들은 양계와 감자 농사가 이들의 주 소득원 임에도 사양기술 수준이 낮고 중요한 종자개발 기술이 뒷받침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게다가 연중 농작물 재배가 가능한 기후와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음에도 농업용수를 이용할 수 있는 관개시설이 전무하다 시피 하고, 농작물 재배를 전통방법에 의존하다 보니 생산성을 개선하기 쉽지 않았다. 또 농업규모가 영세한 소농이 대부분 이어서 대규모 생산을 기대하기 어렵고, 수확후 저장및 가공기술이 낙후돼 있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



KOPIA 케냐센터 김기종 소장은 "농가에 보급되는 감자 등 종자의 질이 낮았고 품종도 많지 않았다"며 "토양은 유기물, 질소, 인산 등 필요 성분이 부족했고 관개시설도 미비해 만성적인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케냐센터는 이를 위해 양계 시범 4개마을(탈라미·캉게타·바리아·고니), 감자 시범 2개마을(카테리, 무룬구루네) 등 6개 시범마을을 선정해 마을당 200명씩 총 1200명 규모의 농업인 그룹을 구성해 이들을 교육했다. 필요 기술(사료 배합, 백신 접종, 종란 선별, 병아리 육추)과 무병 씨감자를 보급하고 감자 병해충 등 재배 관리기술을 이전했다. 또 공동 교육장과 부화장, 저장창고, 태양광 관정 등 시설을 제공했다.
KOPIA 케냐센터와 메루주 농업담당 부서가 6개 시범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양계사육 및 무병씨감자 보급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KOPIA 케냐센터와 메루주 농업담당 부서가 6개 시범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양계사육 및 무병씨감자 보급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현장 분위기가 바뀌면서 시범농가의 소득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시범사업 전 연간(농가당) 470달러에 그쳤던 양계 생산액은 1832달러로 약 3.8배, 감자 생산액은 358달러에서 575달러로 약 1.6배 각각 증가했다. 성과가 알려지자 관망하던 농가들의 참여 신청도 잇따랐다. 같은 기간(2020~2022년) 양계마을은 400명에서 800명으로, 감자마을은 200명에서 400명으로 그 숫자가 크게 늘었다.

사업 전후 소득변화를 참여 농가 수로 환산하면, 양계마을 800 농가에서 연간 약 127만 달러, 감자마을 400 농가에서 약 30만 달러 규모의 총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한국국제농업개발학회지(2021년)에 '개량 토종닭 생산을 통한 식량안보와 소득 증대'라는 제목으로 널리 소개되기도 했다.


장안철 농촌진흥청 국외농업기술과장은 "케냐 시범마을사업은 해당 지역민의 호응이 커 사업 종료후에도 사후관리사업으로 연계해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KOPIA 활동이 케냐 농업에 활력을 불어 넣고 양국간 협력증진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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