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에서 생산한 전기차에만 차별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뒤집혔다. 미국 대표 자동차업체인 포드가 올 11월 기준 종전까지 테슬라 다음으로 판매량이 많았던 현대차·기아를 제치고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사진 왼쪽은 포드의 전기차 픽업트럭 'F-150', 오른쪽은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 /ⓒ포드, 현대차
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대표 자동차 업체인 포드는 올 11월 기준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이 7.4%로 지난해 같은 달(5.7%)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을 근소하게 제친 것으로, 미국 내에서 테슬라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것이라고 포드 측은 강조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 침체로 포드의 전체 판매량(내연기관차 포함)은 감소했지만 전기차 부문은 성장세를 지속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한화 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의 IRA를 시행한 이후 포드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포드의 대표 전기차 모델인 'F-150 라이트닝'과 'E-트랜짓', '머스탱 마하E' 등은 모두 보조금 지급 대상이다.
미국 미시건주 포드 공장. 한 노동자가 전기차 픽업트럭 'F-150'을 조립하고 있다. /ⓒAFP=뉴스1
올 11월 기준 '아이오닉5', 'EV6' 등 전기차에 수소연료전지차인 '넥쏘'를 포함한 현대차·기아의 친환경 차량 판매량은 5만4043대로 포드보다 여전히 우위에 있다. 하지만 넥쏘를 제외한 순수 전기차를 기준으로 집계하면 포드에 밀린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기아 미국판매법인이 공개한 아이오닉과 EV 모델의 전기차 판매량도 IRA가 도입된 지난 8월 이후 감소세다.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16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의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연설에서 "이 법은 내일에 관한 것"이라며 "미국 가정에 번영과 진보를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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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이 완공되는 오는 2025년까지 IRA 적용을 유예해 달라"는 입장을 미 행정부와 의회 등에 수차례 전달했지만 문제 해결과 관련해 뾰족한 확답을 받지 못했다.
한편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테슬라의 점유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S&P글로벌모빌리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65%다. 이는 2020년 79%, 2021년 71%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