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기업들이 실제로 생각하는 수혜는 어떨까. 토목과 건설이 기본일텐데 한국의 삼성과 현대 등 이미 스타트지점을 통과한 회사가 적잖다. 또 도시에 에너지는 필수다. 사우디는 2030년 에너지 50%를 재생에너지로 채운다는 목표를 세운 터다. 현실성은 떨어지더라도 네옴에선 태양광을 1옵션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유럽 주택용 태양광 1등이 한국의 한화다.
명색이 세계 최대 산유국이니 LNG(액화천연가스) 기반 수소도 밑그림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 아람코가 요즘 석유보다 더 공들이는게 수소·암모니아다. 클린수소 양산과 수소연료전지 면에서 앞서는게 한국의 SK와 현대차고, 수소·암모니아 운송기술이 가장 앞서는건 한국의 현대중공업그룹이다.
2019년 기준 사우디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도 안 된다. 그래서 기업들은 네옴의 숨겨진 메인 에너지는 원전일것으로 본다. 미국과 함께 원전기술 톱을 다투는게 한국의 두산이다. 네옴에 필요한 기술 대부분이 한국에 있다.
또 빈살만 일행이 유일하게 비공개로 업계를 샅샅이 훑은 분야가 바로 물이다. 실무자들이 현대중공업, LG, 두산 등을 만나 해수담수화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도시엔 문화콘텐츠도 필요하다. 한류 강자 중 하나가 CJ이며, CJ는 음식한류의 원조이기도 하다.
여기까지 분석하고 나면 기업 명단은 따로 정리할 필요가 없다. 빈살만을 만난 총수들의 명단을 보면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꾸린 명단엔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있다. 빈살만이 추가로 정기선 현대중공업 사장, 박정원 두산 회장, 이재현 CJ 회장, 이해욱 DL 회장을 청했다. 그날 참석하지 못한 구광모 LG회장을 포함하면 딱 떨어진다.
네옴은 허울만 좋은 공수표일까. 성공 가능성 100%의 사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겠으나, 적어도 사우디를 아는 사람들은 "네옴은 현실"이라고 말한다. 빈살만은 네옴을 2030년까지 완성, 왕조의 위세를 만천하에 떨치겠다는 각오다.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거는것도 네옴과 엮기 위해서다.
사우디 사정에 정통한 한 기업 관계자는 "왕은 할 수 없는 사업이지만, 신은 할 수 있는 사업이더라"고 했다. 권력투쟁에서 이긴 빈살만이 무슨 수를 써서든 네옴 사업을 진행할거라는 얘기다. 한국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