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세인트 판크라스역에서 걸어가는 사람들 /사진=박미리 기자
영국은 올해 1월 실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규제를 모두 풀었다. 많은 국가들이 여전히 제한을 두고 있는 지하철, 버스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 국가들은 현재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면서 대중교통, 의료·복지시설 등에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유럽에서도 이탈리아, 독일, 그리스가 대표적이다.
영국에서 출발하는 유로스타를 타기 위해 대기 중인 사람들 /사진=박미리 기자
식당, 상점, 박물관, 학교 등 영국 그 어느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낀 사람들을 찾기란 도심 하늘에서 별 찾기와 같았다. 개장시간 전부터 건물 밖에 길게 줄을 설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다는 대영박물관에서도, 영국 대표백화점으로 북적북적한 인파를 자랑하는 헤롯백화점에서도, 세계 각지에서 모인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토론하면서 공부하는 런던 시내 한 대학교에서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열심히 세어봤지만 하루 5명 넘게 보지 못했다.
대영박물관 내 사람들 /사진=박미리 기자
영국 대표 쇼핑몰인 코벤트 가든 내 사람들 /사진=박미리 기자
지하철 안에서 만난 제리(영국)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안쓴지 오래됐다"며 "이제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는게 어색하다"고 말했다.
실내 노마스크 세상은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끝났다. 비행기에 타기 전 공항 직원은 마스크를 준비했냐고 물었다. 공항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돌아다녔던 사람들은 비행기 탑승 직전 주섬주섬 마스크를 썼다. 한국은 여전히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9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하면서도 실내 마스크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뒀다.
하지만 최근 대전시, 충청남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시사하면서 다시 논쟁에 불이 붙었다. 일단 방역당국은 지자체의 개별적인 방역 완화 조치 움직임을 만류했다. 이날 질병관리청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15조제3항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중앙사고수습본부장 및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지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같은 법 제15조의2제6항에서 수습본부장은 지역대책본부장을 지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오는 15일 공개토론회를 개최해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시점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모으겠단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실내 마스크 의무가 예상보다 빠르게 해제될 수 있단 가능성이 나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