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내 차례?"…감원·구조조정 '지라시'에 떨고 있는 여의도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2.12.06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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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이너/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여의도 증권가가 인원 감축, 구조조정, 사업 축소 등으로 어수선하다. 미확인 소문도 적잖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소문이 현실화되자 여의도의 연말은 더 춥다.



입방아에 오르는 증권사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설을 하나같이 부인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기로 불거진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중소형 증권사가 하나둘 인력 감축에 나선 게 좋은 예다.

'세밑 한파' 밀려온 여의도…감원·구조조정·사업축소設
PF 익스포져 비중이 큰 것으로 알려진 A 증권사는 최근 각종 감원설에 시달린다. IB(기업금융) 부문 등 특정 부서에 대한 인력 감축설, 회사 구조조정설까지 나오자 사측이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분위기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A사 관계자는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며 "매번 해오던 조직개편이 와전된 듯한데 이는 PF 위기와 관련이 없고 회사 실적이 잘 나와도 IB뿐만 아니라 전체 조직을 대상으로 시행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해 실적이 원체 좋아서 그렇지 올해 실적을 여느 다른 해와 비교하면 회사 사정이 그리 나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A사를 향한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IB 부문 등 내부 직원들이 이직까지 알아보자 사업부장이 따로 나서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직원들에 설명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해당 관계자는 "조직개편 과정에서 감원, 증원, 인력 재배치 등이 모든 선택지가 나올 수는 있다"면서도 "조직개편의 목적은 '조직 효율화'지 구조조정과 달리 '감축'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얼마 전 고위 임원진의 차명투자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이 수시 검사까지 나왔던 B사도 PF 익스포져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력감축설'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B사도 역시 일각의 인력감축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한다.

B사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조직개편 검토 역시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 내부 직원들은 최근 돌고 있는 각종 지라시에 의아해할 뿐 일상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혀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시장이 어려운 만큼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계약직 직원들에 대한 재계약 여부에 대해 고심하는 분위기는 있는 듯하다"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업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지 우리 회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관련 소문과 루머가 재생산되며 퍼지는 이유가 있다. 부동산 PF 리스크로 돈줄이 마르면서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제 감원이 이뤄지는 사례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증권가에선 A사, B사 등을 포함한 몇몇 중소형사에 대해 구체적인 인력 감축 비율까지 언급되며 구조조정 및 사업 축소설이 돌았다. 당시 입방아에 올랐던 증권사들은 일제히 부인했지만 곧 현실화됐다.

지난달 23일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한 다올투자증권 (3,015원 ▼100 -3.21%)을 시작으로 줄줄이 '루머의 현실화'를 보여준다. 다올투자증권은 태국 현지 법인인 '다올 타일랜드' 매각도 결정했다.

DGB금융그룹 계열 하이투자증권도 5일부터 오는 8일까지 나흘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지난 2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공문을 보내 △67년생 이상(56세) △근속연수 20년 이상 △2급 부장급(최소 18년 차 이상) 이상이란 요건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면 희망퇴직 대상이라고 안내했다.

케이프투자증권 비상장도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2일 법인본부와 리서치본부의 임직원 약 30명을 대상으로 재계약 불가 통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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