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료제' 나오나…내년 신약 FDA 승인 기대감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12.0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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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료제' 나오나…내년 신약 FDA 승인 기대감


퇴행성 뇌신경질환인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유발하는 무서운 병이다. 뇌에 문제가 생겨 인지기능 저하, 기억 및 행동 장애가 나타난다. 전체 치매 환자의 50% 이상이 알츠하이머 때문이다.

전 세계 주요 글로벌 제약사는 항암제와 함께 뇌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아직까지 완벽한 치료제가 없는 영역으로 의료 시장의 미충족 수요가 매우 크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최근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신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부 파이프라인의 경우 내년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현재 연구 단계가 앞선 주요 알츠하이머 치료제 파이프라인은 FDA 허가를 받더라도 효능과 안전성에서 아쉬운 측면이 있단 분석도 적지 않다. 2021년 FDA로부터 유일하게 승인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은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실패한 신약'이란 평가도 받는다. 더 안전하고 치료 효능이 높은 차세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제약사 릴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의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48명을 대상으로 6개월 투약해보니 알츠하이머의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는 뇌 속 아밀로이드 플라그 제거율이 38.5%로 아두카누맙(3.8%)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릴리는 도나네맙이 주요 효능 평가 기준을 충족했다고 자평했다. 반면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그 감소가 곧 인지기능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단 지적도 제기된다.

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밀로이드를 더 빨리 줄이는 게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에 더 효과적인지에 대해선 아직 미확인"이라며 "아밀로이드 베타가 알츠하이머의 최적 타깃인지 아직 논란이 있는데, 이는 아밀로이드 플라그 감소율을 높여도 인지개선 지연율이 높아질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아두카누맙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첫 허가를 받은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또 다른 알츠하이머 치료제 파이프라인 '레카네맙'에 대한 추가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해 전 세계의 눈길을 끌었다. 레카네맙의 유효성(치매 임상 척도 박스, 인지 감퇴 속도)이 위약군 대비 27% 개선됐다는 내용이다.

레카네맙 임상 시험 중 환자가 뇌출혈을 일으켜 사망하는 등 앞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개발사는 레카네맙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레카네맙은 일부 안전성 및 효능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미 허가를 받은 아두카누맙과 비교 우위를 갖는 측면이 있어 FDA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단 평가가 우세하다. 레카네맙의 가속 승인 여부는 내년 1월 6일 공개될 예정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레카네맙은 아두카누맙보다 인지기능은 소폭 개선되고 안전성은 개선 폭이 더 컸다"며 "다만 전문가들은 레카네맙의 효과와 안전성을 결정하기 위해 기간이 더 긴 시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또 "FDA 승인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더 개선된 효능과 우수한 안전성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글로벌 제약사 로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간테네루맙'의 임상 3상을 진행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실패했다. 이미 상용화된 아두카누맙은 약가를 50% 이상 낮췄지만 미국 보험 적용에서 제외됐다. 현장에서 수요가 높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제대로 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단 방증이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온전한 치료제가 없는 알츠하이머는 아두카누맙의 실패로 후발주자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바이오젠, 로슈, 릴리 모두 후기 임상 단계에 있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아밀로이드 베타 타깃만으로 한계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를 완전히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아밀로이드 베타 외에 알츠하이머 야기 요인으로 알려진 BACE-1, RAGE, AChE, Tau 단백질을 타깃하는 치료제가 다수 개발 중으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또 해외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동향과 관련해 "에이비엘바이오의 신약 개발 플랫폼은 알츠하이머를 타깃하는 물질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필수요소이기 때문에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후기 임상 단계에 있는 대부분의 빅파마와 파트너십 혹은 거래를 한 이력이 있어 알츠하이머 치료제 상업화 때 수주 가능성이 높아 간접적인 수혜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젠의 레카네맙, 릴리의 도나네맙 임상 3상 연구의 추가 발표가 잇따르면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완벽한 치료제가 될 수 있겠냔 한계 역시 드러났다"며 "우선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앞서 상용화된 아두카누맙 대비 뛰어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FDA 승인 이후 보험 등재 여부와 의료 현장에서 얼마나 수요가 늘어날지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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